본사 위치한 미국 비롯해 중국ㆍ대만ㆍ영국에서도 인재 수혈
사업 본격화 위한 '신호탄'
향후 SK하이닉스 美 사업 근거지 노릇 할 듯
SK하이닉스가 인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세운 미국 신설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이 인수 이후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위한 첫발을 뗐다. 낸드 사업 흑자전환을 넘어서, 시장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늘려가기 위한 SK하이닉스 사업 고도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은 양상이다.
17일 솔리다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100개가 넘는 직무에서 인턴과 상근직을 비롯한 인재를 모집 중이다.
채용 공고들을 살펴보면 △SSD 기술 마케팅 △SSD 디버그 엔지니어 △데이터센터 낸드 SSD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SSD 개발 관련 직무부터, △IT 개발자 △전략 기획자 △재무 담당자 등 전반적인 회사 경영을 아우르는 직무 등이 포함됐다.
솔리다임 본사 위치인 미국은 물론, 중국 상하이·베이징·다롄, 대만 타이베이, 러시아 모스코우, 영국 스윈던 등에 있는 해외 사업장에서도 전력을 채우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해 말 인텔 낸드 사업부 1차 인수가 마무리되고, 솔리다임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출범한 이후 첫 인재 채용이다. 앞서 이 회사는 사명이 정해지기 전인 지난해 하반기, 초기 조직 구성 차원에서 대만, 폴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근무할 경력직 인재를 150여 명가량 충원했다.
PMI(인수합병 후 통합) 작업과 동시에 사업 본격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솔리다임은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생산시설) 등을 자산으로 두고 SSD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이어간다.
솔리다임 사업이 안정되면 SSD 사업 고도화라는 일차적인 목표를 넘어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사업 근거지로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가 거는 기대도 크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아예 올해 사업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한다는 ‘인사이드 아메리카’(Inside America)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SK하이닉스 본사 차원에서 미주 사업 조직을 신설했고, 미주 연구·개발(R&D) 센터 착공도 준비 중이다.
이 사장은 이달 초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주 사업 계획을 언급하며 “미국에 근거지를 둔 솔리다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에 서버 중심인 인텔 SSD 사업을 합쳐 즉각적인 인수 효과를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잘 낼 수 있게 집중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 규모는 현재 글로벌 5위 수준이고, 인텔은 6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솔리다임의 실적도 올해부터 SK하이닉스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 낸드 실적이 연결 반영되면, 연간 1조80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이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