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에너지 통한 친환경 추출 기업들 등장
채취 걸리는 시간도 압도적으로 빨라
1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은 ‘리튬 직접 추출(DLE)’에 중점을 둔 인프라 개발을 모색하고 나섰다. 현재 리튬은 노천 채광이나 염수 추출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한정된 리튬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면서 가격이 치솟자 기업들도 자급자족 방식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게 땅속 깊은 곳의 지열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순수 발생의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영국과 미국, 호주 등에서 관련 사업이 이미 착수됐다.
영국 지열 에너지 개발업체 GEL(Geothermal Engineering Ltd)은 코니시리튬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현재 DL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GEL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수산화리튬이 탄소발자국 없는 지열수로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리튬 공급업체인 벌칸에너지는 지난해 4월 DLE 파일럿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미국 광산업체 CTR(Controlled Thermal Resources) 역시 11월 지열수를 통한 시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CTR는 당시 2024년까지 수산화리튬 2만 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가 DLE에 목매는 이유는 단지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리튬이 대체 불가능한 원재료인 반면, 매장량 대부분이 칠레와 중국, 호주, 아르헨티나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탓이다. 게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토지 사막화와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 채굴이나 염수 추출 등 기존 방식으로는 환경과 관련한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DLE는 인공호에 염수를 가둬놓고 증발시키는 염수 증발 방식과 비슷하지만, 리튬 생산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공법의 약 수개월에서 1년까지와 비교하면 수일 또는 몇 시간으로 압도적으로 빠르다. 또 방대한 면적의 증발 연못이 필요하지 않아 탄소 배출이 훨씬 적고 물 소비도 줄일 수 있다.
비영리단체(NGO) ‘운송과환경(Transport & Environment)’의 줄리아 폴리스카노바 이사는 “리튬은 친환경 전환에 있어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라며 “향후 수십 년간 정말 엄청난 수요가 예상되며 이를 위해선 중기적으로 새로운 추출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2030년에 사용할 리튬 대부분이 아직 추출되지 않았다”며 “지열 리튬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