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과 협상 시작·분쟁 해소안 전달하기도
세계 철강 생산 50% 차지 중국 견제 의도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앤 마리-트리벨리언 영국 통상장관이 화상회의를 했다.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과잉 생산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으며 철강 관세 문제를 두고 앞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과잉 생산으로 인한 시장 왜곡은 미국과 영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 그리고 종사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산업을 보존하기 위한 적절한 무역 조치를 포함해 상호 해결을 위한 문제를 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영국에 부과한 철강 관세를 철폐하면 영국도 위스키에 대한 보복 관세를 철폐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인 2018년 여러 국가에 25%의 철강 관세와 10%의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EU와 무역분쟁까지 치렀던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선 지난해 10월 EU와 재협상을 진행, 합의를 이뤄냈다. 철강 생산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기존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매년 철강 330만 톤에 무관세를 허용하기로 했고, 중국산 철강이 EU를 통해 미국에 관세 없이 재수출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과 EU 간 합의 소식에 당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은 현재 철강 대미 수출량을 2015~2017년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EU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을 적용받는 만큼 330만 톤을 무관세로 수출한 다음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만 관세가 매겨져 한국보다 수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여기에 미국은 지난달 일본과도 관련 협상을 시작하고 분쟁 해소안을 제시하는 등 주요국과의 대외 무역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철강 과잉 생산은 계속되는 갈등의 지점이며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이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에 맞서기 위한 글로벌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관세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