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3면 에워싸며 포위
미국, 초강경 금융 제재 포함한 재앙적 대가 경고
유럽, 자체 집단안보체제 구축 목소리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뭔가를 해야 하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10만 명을 배치한 이후 미국이 공격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CNN은 강조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지역과 남부 접경 크림반도에 이어 북부 벨라루스에도 병력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3면을 완전히 에워싼 형국이다. 현지에서는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은 초강경 대응을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결코 본 적 없는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며 “러시아 은행이 ‘달러’를 결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강력 금융 제재가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내부 움직임도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이 14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에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전례 없는 행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FDPR는 군사 및 국가안보 관련 미국 반도체 기술·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해외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를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이 적용될 경우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 어떤 반도체 기업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유럽에서는 대러 대응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유럽이 자체적인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유럽 방위가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해 보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에 유럽연합(EU)이 당사자로 참여하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재담판에 나선다. 앞서 연쇄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유럽 내 전운이 고조된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외교적 해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