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갈등 한층 격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를 상대로 맞소송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지난해 11월 JP모건이 신주인수권 계약과 관련해 테슬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반소 소장을 뉴욕 연방 법원에 제출했다.
테슬라 측은 “JP모건의 불성실과 탐욕 때문에 신주인수권 계약 위반 분쟁이 벌어졌다”며 “JP모건은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테슬라 주식의 할인이라는 부적절한 혜택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가 JP모건과 주요 사업상의 거래를 하지 않자 JP모건 경영진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적대감을 보이며 보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의 반소 제기에 JP모건은 즉각 “그들(테슬라)의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면서 “이는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WSJ은 이번 테슬라의 반소로 양사의 갈등이 한층 격화됐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2014년 체결한 신주인수권 관련 계약을 위반했다며 1억62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테슬라는 신주인수권 만기인 올해 6월과 7월 테슬라 주가가 합의된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으면 JP모건에 주식 또는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중간에 JP모건 측이 한차례 신주인수권 권리행사 가격 조정을 요청하면서 분쟁의 소지가 생겼다.
JP모건은 2018년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머스크 CEO의 트윗을 이유로 신주인수권 권리행사가격을 조정했으나, 테슬라는 조정된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원래 합의한 행사가격에 근거해 돈을 지급했다. JP모건 측은 이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금과 수수료를 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불화의 시작은 테슬라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JP모건은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출기관이었는데,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초기 금융 지원을 꺼렸다.
이후 테슬라가 승승장구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JP모건이 테슬라 측에 전기차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JP모건 산하 체이스은행을 주요 대출기관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머스크가 번번이 퇴짜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