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조정
게임업종 ‘대장주’인 크래프톤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주가가 두 달여 만에 반 토막 난 가운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았다. 실적 부진과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 새로운 모멘텀(동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오후 12시 50분 현재 크래프톤은 전 거래일 대비 3.26%(9500원) 내린 28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하루가 멀다 하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역시 장중 가장 낮은 수준인 28만1000원까지 밀려나는 등 맥없이 주저앉는 분위기다.
주가는 지난해 11월 52주 신고가(58만 원)를 찍은 지 두 달여 만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장 당시 공모가(49만8000원)가 깨진 데 이어 30만 원 선까지 내줬다.
주가 부진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가 가장 크다. 새로 선보인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의 성과가 부진한데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기 시작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삼성증권은 올해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55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4분기 매출액이 5106억 원으로 시장 기대를 21.8% 밑돌 것으로 보인다”라며 목표주가를 61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낮췄다.
증권사들은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 5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NH투자증권이 57만 원으로, 메리츠증권은 68만 원, 유진투자증권이 52만 원, 현대차증권의 경우 6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는 서비스 안정화 기간 속에 있어서 과금 없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이에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있다. 크래프톤에 대한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은 다음 달 10일 풀린다. 2대주주인 텐센트의 자회사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 지분 13.57%(664만1640주) 등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가 반등은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의 흥행 여부에 달렸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대 기대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서 “출시가 임박하면 관련 기대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크래프톤이 추락하는 동안 매수에 나선 것은 대부분 개미(개인투자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크래프톤 주식 4375억 원을 샀다.
반면 외국인, 기관투자가는 각각 636억 원, 374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크래프톤 주가는 37.28%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