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금리인상 기간 증시 상승
그러나 과거와 단순 비교 힘들다는 평가도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예고된 여파다. 일각에서는 과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지만 결국 회복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주요 지수인 나스닥은 올 들어 14% 급락했다. 다우와 S&P500도 각각 6%, 9% 빠졌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연준 유동성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기술주, 성장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매도 분위기에 대해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을 살펴보면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을 촉발하지만 결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루이스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케이스 러너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경제가 양호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이 기업 실적을 뒷받침하고 이는 곧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러너 전략가 팀의 분석 결과 1950년대 이후 12번의 연준 금리인상기 동안 증시가 연평균 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주요 지수가 금리인상 후 3개월 간 평균 6% 손실을 봤지만 6개월 후에는 평균 5% 수익을 냈다면서 S&P500이 연준의 금리인상에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증시 구성 비중에 차이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인상기에 특정 주식이 혜택을 본다고 말한다. 경기 확장의 수혜주인 은행, 산업, 에너지주 등이 증시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 증시는 기술주 비중이 막대하다는 반론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S&P500지수 실적의 51%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 등 5개 기술기업에서 나온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이들 기업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올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13%, 애플 11%, 엔비디아 26%, 테슬라 14%, 알파벳 12% 각각 빠진 상태다.
또 다른 차이점은 금리인상 시점의 환경이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2020년 3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제로로 끌어내리고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증시로 옮겨왔다.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투자 ‘광풍’이 불었고 신생 기업은 물론 밈 주식 등 위험 투자도 붐을 이뤘다. 최근 연준발 금리인상 전망 여파로 이들 주식들이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차이점을 배경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과 증시의 상관관계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