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47 계열 중 최신 여객기…급유 없이 1만5000㎞까지 비행 가능
앞으로 5년 간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로 활약할 ‘보잉 747-8i’가 첫선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신형 공군 1호기인 B747-8i를 타고 중동 3개국 순방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신형 전용기 B747-8i는 보잉사가 개발한 747 계열 가운데 최신형인 747-8의 여객 기종이다. 기존에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던 B747-400의 후속 기종으로, 동체를 연장하고 연료 효율성을 15% 이상 높인 점이 특징이다. 소음도 줄였다.
B747-8i는 ‘드림라이너’라는 별명을 가진 보잉 787기에도 사용되는 GE사의 30톤급 엔진을 채택했다. 엔진 4개를 사용하는 4발기로, 대형 여객기 중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최대 14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하며, 중간 급유 없이 약 1만5000㎞까지 운항할 수 있다. 기존 B747-400기종보다 운항 거리가 약 2300㎞ 길어졌다.
B747-8i는 2012년 독일 루프트한자에 처음 인도되며 상업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이 기종을 운용한다. 세계에서 이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는 루프트한자, 대한항공, 중국국제항공 3사뿐이다.
엔진 두 개를 이용하는 쌍발기로도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만큼, 4발기인 B747-8i의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도 채택되는 등 안전성과 성능은 인정받았다.
대한항공은 지금까지 B747-8i 기종을 총 10대 도입했고, 국방부가 이 가운데 HL7643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5년간 빌렸다. 임차비용은 약 3000억 원이다.
B747-8i는 지난해 5월부터 독일에서 개조 과정을 거쳤다. 400여 석인 좌석 규모를 213석으로 줄였고, 해외순방 도중 활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대통령 침실 등 별도 공간도 갖췄다. 통신 장비를 개조해 적의 GPS 교란을 피할 수 있고, 미사일 경보와 자체 방어장치도 갖췄다. 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국가지휘통신망과 위성통신망도 설치했다.
외관에는 대한민국 국호를 용비어천가 목판본체ㆍ기미독립선언서 활자체 등 한국의 전통을 살릴 수 있는 서체를 재해석해 개발한 활자로 새겨 넣었다.
기존에 공군 1호기로 사용된 B747-400은 11년 9개월간의 비행을 마치고 퇴역했다. 이 비행기는 2010년 2월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 대통령을 거치며 총 156개국, 162만2222㎞를 비행했다. 2018년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을 태우고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