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피스텔은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청약 경쟁률은 최고 네자릿수까지 치솟았고,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황기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으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은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며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지난해 8월 84.65%로 최고점을 찍은 뒤 9월(84.62%), 10월(84.58%), 11월(84.52%), 12월(84.50%) 계속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오피스텔의 전세가율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8월 수도권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5.41%를 기록했는데 내림세를 이어가다 12월에는 85.20%로 낮아졌다.
반전된 시장 분위기는 이달 들어 급격히 감소한 오피스텔 매매 건수와 실거래 총액에서도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전국 기준 2463건으로, 지난해 12월(4923건) 대비 반 토박이 났다. 실거래 총액 역시 크게 줄었다. 올해 1월 한 달간 실거래 총액은 4352억9638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9853억640만 원보다 56% 줄어든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형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급매로 웃돈(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무피’나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마피’ 매물을 매도한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의 분위기가 이처럼 반전된 이유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로 인식되며 인기를 끌었다. 오피스텔은 각종 규제에서 아파트에 비해 자유로웠지만, 올해부턴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이달부터 모든 대출 합산액이 2억 원을 넘으면 개인별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을 수 없는 규제가 시행되는데, 이 규제는 7월부터 총대출액 기준 1억 원 초과로 강화된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올해 오피스텔이 지난해만큼 호황을 누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관련 대출이 제한되면서 대체 상품으로 오피트텔을 거주 목적이나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출에서 자유롭다는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오피스텔은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품이라 올해 매수한다면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