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서도 세자릿수 경쟁률
대출규제·금리인상 '반사효과'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분양도 계속해서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률도 다른 면적에 비해 높아졌다.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미분양 수는 52건이다. 이는 지난해 미분양 수가 가장 많았던 2월 88건 대비 약 40% 감소한 수치다.
소형 아파트 미분양 수는 지난해 2월 87건을 기점으로 △3월 75건 △4월 75건 △5월 70건 △6월 64건 △7월 58건 △8월 53건 △9월 53건 △10월 53건 △11월 52건 등 감소세를 보였다.
소형 아파트는 최근 분양 시장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지난달 24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 결과 전체 295가구 모집에 1만157명이 몰리면서 평균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형들은 모두 평균 경쟁률보다 크게 밑돌았다.
반면 전용 38~59㎡형의 소형 평형은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쟁이 치열했다. 전용 59㎡A형은 14가구 모집에 2972명이 몰리면서 241.6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전용 59㎡B형(199.0대 1)·59㎡C형(166.0대 1)·59㎡D형(133.5대 1)·51㎡A형(104.8대 1)도 각각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전용 38㎡B형마저도 경쟁률이 50대 1에 달해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강화된 대출 규제와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에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 소형 아파트는 분양가가 9억 원 이하 수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준에 부합한다.
매매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1월 27일 기준) 4만2242건 중 전용 60㎡ 비중은 1만9851건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2건 중 1건은 소형 아파트인 셈이다. 2020년(42.4%)보다 4.6%포인트(p) 늘었고,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36.1%)과 비교하면 11%p 늘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이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해진 것은 결국엔 가격”이라며 “소형 평형대는 다른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대출을 활용할 수 있거나 부담이 적기 때문에 금융 리스크가 적어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