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원. 실적 발표 하루 만에 메타(구 페이스북)가 잃어버린 시가총액이다.
3일 메타 주가가 사상 최대 낙폭인 26% 하락을 기록하며 300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메타의 시총 증발을 포함해 금리인상 등 금융 정책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나스닥은 4거래일 연속 상승을 마감하고 -3.7%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메타의 주가가 주저앉은 가운데 뜬금없이 거론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애플이다.
매출 감소부터 성장성 우려까지...메타 사상 최악의 실적 발표
애플을 논하기에 앞서 메타의 실적 발표부터 살펴보자.
메타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336억7000만 달러, 순이익 102억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인 334억1000만 달러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출 비용이 크게 늘며 순이익은 오히려 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당 순이익(EPS) 역시 시장 전망치인 3.84달러에 못 미치는 3.67달러에 그쳤다.
시장에서 더욱 우려하는 점은 메타의 성장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메타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메타의 주요 지표인 일간활성사용자(DAU, Daily active user) 수는 19억3000만 명으로, 시장 전망치인 19억5000만 명을 밑돌았다. 특히 직전 분기보다 사용자 수가 소폭 줄며 사상 처음으로 DAU가 감소했다. 월간활성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 수 역시 시장 전망 29억5000만 명에 못 미치는 29억1000만 명이었다.
또한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도 3~11%로 낮게 제시했다. 고성장을 이어오던 메타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발표되자 320달러 수준이던 메타의 주가는 23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정책 변경, 메타로 불똥 튀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 발표의 배경 중 하나로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정책 변경이 꼽힌다. 틱톡 등 신규 SNS와의 경쟁 심화 등도 메타의 수익 부진에 영향을 끼쳤지만, 애플의 정책 변경에 따른 광고 환경 악화가 수익 부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미국 CNBC는 지난 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매출 감소 인정은 애플이 도입한 개인정보보호정책 변화가 광고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금까지 가장 구체적인 데이터”라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용으로 출시된 iOS 14.5에 앱추적투명성(ATT)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이 기능은 대부분의 iOS 15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TT 기능은 앱을 이용할 때 사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위한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는지 묻는 팝업이 뜨게 한다. 사용자가 이를 거부하면 앱 개발자는 온라인 광고의 대상과 효과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 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이 강점인 메타에게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메타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애플이 지난해 iOS 운영체제에 내린 개인정보보호정책 변화로 매출이 약 100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CNBC는 데이브 워너 메타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실적 보고 후 애널리스트들에게 “iOS의 영향이 전반적으로 2022년 사업에 역풍이라고 본다”며 “그 영향은 약 100억 달러 규모다. 우리 사업에 상당한 역풍이 불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