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45년 일본 초고령화 추월…정년연장ㆍ연금개혁 필요”

입력 2022-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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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엔 고령화율 5%P 넘게 벌어져...계속 일할 수 있는 고령대책 시급

(자료제공=경제사회노동위원회)

우리나라가 2045년에는 일본보다 고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고령화율을 우리나라가 20여년이 지나면 추월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발간한 '사회적 대화' 브리프에 수록된 '더욱 늙어가는 일본, 고령사회 대책의 의미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작년 11월 현재 일본 총인구 약 1억2507만 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3632만 명으로 고령화율은 28.9%로 조사됐다. 이는 국제연합(UN)에서 정한 초고령화 사회 진입 기준인 고령화율 20%를 뛰어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이 2060년에는 총 인구가 약 9284만 명까지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율은 무려 38.1%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본 총 인구의 약 2.6명 중 1명이 고령자라는 계산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향후 일본보다 늙어가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2020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15.7%로 일본보다 15.7%포인트(P) 낮은 상태다. 그러나 2045년에는 우리나라 고령화율(37.0%)이 일본(36.7%)을 추월하고 2060년에는 고령화율(한국 43.9%·일본 38.1%) 격차가 5%P 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 진입 시 생산가능인구 급감으로 인해 경제성장 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만큼 일본처럼 고령 인구가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령화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뒤 고령법을 개정해 고연령자의 고용 의무화를 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연장했으며, 2025년 4월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65세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정년연장(정년 65세), 재고용제도(퇴직 뒤 재계약) 활용, 정년제 폐지(정년없이 계속 고용) 중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에는 올해 4월 1일부터 ‘70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동자가 있으면 기업은 계속 고용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으로 고령법을 개정했다.

이러한 대책 추진에 힘입어 작년 1월 기준 65세까지 고용확보 조치가 있는 일본 기업은 99.9%에 달한다. 사실상 모든 기업에서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놓고 있는 셈이다. 또 66세 이상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 기업은 33.4%, 70세 이상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 기업은 31.5%에 이른다.

일본은 또 정년제도와 연계해 우리나라의 직장인 국민연금과 같은 후생연금의 수급 개시연령을 2012년 기준 60세에서 2025년 65세로 변경했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5년 늦춰지는 만큼 정년도 5년 연장하는 셈이다. 정년퇴직과 연금수급 개시 사이의 5년간 소득이 없는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65세 이상인데도 직장에 다니며 임금을 받을 경우 ‘재직자 노령연금’을 받는데 연금수급액도 감액하도록 했다. 예컨대 65세 이후 월 연금수급액과 월평균 급여의 합계가 47만 엔(480만 원)을 넘으면 초과하는 만큼의 절반은 연금지급이 정지되는 방식이다.

일본이 연금개시를 늦추고 금액을 낮추는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손질한 것은 막대한 국가재정 투입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일본의 사회보장급부비 총액은 129조6000억 엔(1293조3600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2%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연금지급액만 58조5000억 엔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체 지급액에서 연금이나 의료 등의 수익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비중은 60%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40% 안팎은 국가 재정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이길모 경사노위 전문위원은 "일본은 고령인구를 평생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국가와 기업차원에서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우리도 고령화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기에 일본처럼 정년연장을 비롯한 연금개혁 등 노동과 복지시스템의 종합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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