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회사채 시장 경고등, 신용부도스와프지수 거래 급증

입력 2022-02-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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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축 긴축 우려에 증시 이어 채권시장도 불안 빠져
1월 CDX 거래,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이일드 채권 ETF서도 4주 연속 자금 순유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를 가리키는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회사채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그 여파가 회사채 시장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고자 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를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인 CDS지수(CDX) 거래가 지난해 12월의 1230억 달러에서 올해 1월 1970억 달러(약 236조3015억 원)로 급증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BNP파리바의 빅토르 조르트 신용 전략 글로벌 대표는 “시장이 연초보다 훨씬 더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X는 낮은 신용등급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가속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으로 이어져 금리를 올리고 주가와 채권 가격에 타격을 주는 상황을 한층 더 우려하고 있다.

연초 미국증시가 폭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회사채 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유지했다. 아이스데이터서비스 집계에서 투기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와 미국 국채 수익률 차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불안이 팽배했던 지난해 12월 수준을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파생상품 시장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이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채권시장의 혼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르트 대표는 “긍정적 경제 상황이 더는 회사채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속되는 경제 회복은 연준이 긴축을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기업이 인수·합병(M&A)과 자본지출 등 주주 친화적인 활동을 하도록 장려할 것이다. 두 가지 모두 회사채 가격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IHS마킷의 데이터에 따르면 회사채를 추종하는 메이저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부는 공매도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고수익·고위험의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초점을 맞춘 펀드에서 4주 연속 자금 순유출이 일어나고 그 규모도 11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대표적인 하이일드 ETF인 ‘아이셰어스 아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에서는 지난달 18일 13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일간 기준으로 2020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씨티그룹의 캘빈 비니트와타나쿤 미국 신용파생전략 대표는 “CDX의 순포지셔닝(매수와 매도 차이)은 쇼트(매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현저하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지 수단을 추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조르트 대표는 “CDX 이외 곧 계약이 만료되는 신용 옵션도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또 다른 위험 회피 징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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