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이수진 기자 패널로 참석, "전면 폐지 신중해야" 제언
여야 대선주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전속고발권 폐지는 사회적 공감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로 열린 ‘공정위 개혁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을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심제로 운영되는 공정위 처분 불복소송을 3심제로 전환하자는 이슈에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완근 한국사내변호사회 ESG위원장(변호사)은 소송 3심제 전환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기업의 변론권 보장도 중요하지만 합리적 처분이 빠른 시기에 도출되는 부분도 중요하다”며 3심제로 인한 비용 효율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심의, 의결내용이 얼마나 전문성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도출될 수 있는지, 절차 개혁 작업 이후 전반적 조사 대응 과정의 신속성 및 효율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지에 대한 판단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절차 선택권을 충실히 보장하고 제도 경쟁을 촉진하는 측면에서 볼 때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장단점을 선험적으로 판단해 일방을 급격히 통폐합시키기보다는 양자를 병치하되 1심 단계에서 청구인이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양 제도를 병행시키며 제도 경쟁의 결과 심판의 절차보장과 공정성, 소송의 신속성, 전문성이 함께 제고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은 공정위가 상세한 시장분석을 통해 위반행위를 판단하고 형벌 적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공정위가 그 권한을 소극적으로 행하고 있어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돼 왔고 존폐 논란까지 이어졌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체로 폐지에 입을 모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폐지로 결론난 것”이라며 “전통적인 ‘플리바게닝’ 제도에 비해 지나치게 경직적인 제도로서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김경률 회계사도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했다. 김 회계사는 여당이 2020년 12월 정기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법안을 준비했다가 ‘유지’로 수정해 처리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수진 이투데이 기자는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무분별한 형사소추가 염려되고 이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전면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며 일부폐지에 무게를 실었다.
이 기자는 “검찰개혁이나 재계의 입김을 의식해서 여당이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요한 경제 정책 입법이 정치 논리에 밀리며 그 피해는 기업과 국민들에게 온다”며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전속고발권 폐지가 이슈화 되는데 더 이상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