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에 급락했던 신세계 그룹 주가가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도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오후 1시 45분 기준 신세계 주가는 전날 대비 3.91%(1만 원) 오른 26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멸공 논란’으로 떨어지기 전 가격을 넘어 반등한 모습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멸공’ 발언을 올렸던 지난달 10일 당시 25만 원이었던 신세계 주가는 23만3000원으로 전장 대비 6.80% 급락했다. 이후 지난달 27일 22만10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날 대비 5.57%(8000원) 오른 15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는 10% 넘게 오르면서 14만350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달 9일 14만500원이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하루 만에 5.34% 급락하는 등 지난달 27일 11만25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신세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펀더멘탈이 뒷받침된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84.6% 늘어난 5173억 원이라고 9일 밝혔다. 이는 2019년 4682억 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매출은 6조31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백화점 사업 부문의 호성적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신세계 백화점 실적은 매출 1조6715억 원, 영업이익 2615억 원 각각 전년 대비 14.5%, 106.2%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 매출액 1조4508억 원, 영업이익 92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5%, 172.4%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19년을 넘어선 기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도 신세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비가 올해 상반기까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꾸준한 명품 수요가 뒷받침될 것이란 분석이다.
경민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명품 고신장에 따른 신장폭의 둔화는 불가피 하지만 명품 수요는 가격 인상을 수차례 단행했음에도 식지 않는 모습”이라며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입점된 매장이 7개로 경쟁사 중 최다인 만큰 견조한 명품 수요로 매출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는 성장성이 높은 명품을 기반으로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성장성을 시현하고 있다”며 “명품 수요를 바탕으로 집객된 고객들로부터 창출되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크다”고 전했다.
신세계가 올해 상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비시장을 둘러싼 매크로 환경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연말 상여 등 소득효과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1분기도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면세점의 경우엔 단기적으로 중국의 소비 부진, 올림픽 방역 확대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그러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