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시범개방 과정서 염분피해 없어…종합 대책 마련 시행"
낙동강 하굿둑이 건설 35년 만에 상시 개방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바닷물 유입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한편 발생할 수 있는 염분 피해를 막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한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서면 심의를 통해 이 같은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낙동강 하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이자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낙동강 하류 지역의 농·공·생활용수 공급과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바닷물 유입을 막는 하굿둑이 1987년 건설됐다. 이후 출현 어종이 줄고, 식생 변화로 철새가 줄어드는 등 생태적 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2017년부터 하굿둑 수문을 시범 개방해 염분 피해 없이 용수를 공급하고 기수(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점)생태계 복원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 유입 이후 하굿둑 상류에서 뱀장어, 농어 등 기수어종이 더 많이 관측되면서 생택복원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복원방안은 시범 개방 결과와 민관협의체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됐다.
우선 매달 대조기(음력 보름 또는 그믐 무렵 밀물 수위가 높은 시기)에 수문을 열어 바닷물을 유입한다. 하류 지역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굿둑 상류 15㎞ 이내로 기수역을 조성한다. 이곳은 낙동강 본류와 서낙동강이 갈라지는 대저수문 지점이다.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 지점에 도달하면 바닷물 유입을 중단하고, 서낙동강 유역 염분 피해를 방지한다.
환경부가 2018년부터 3년간 부산대에 의뢰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개선 및 생태복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하굿둑 개방으로 출현하는 생물종은 300종에서 611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류는 숭어, 농어와 같은 기수종, 장어, 연어 등 회유종이 늘었고, 새섬매자기, 모새달과 같은 염생식물도 하굿둑 상류에서 많이 나타났다. 추후 새섬매자기가 늘어나면 이 식물의 덩이줄기를 먹이로 삼는 멸종위기 겨울 철새 고니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굿둑 개방 후 오염물질 농도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8.3%, 총질소(T-N) 12.4%, 총인(T-P) 4.8% 등의 개선이 예상된다.
하굿둑 건설 이전 생태계와 기후, 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태계 복원도 추진한다. 기수역 장기 조성 영향과 생태복원 성과 분석에 필요한 중장기 관측계획도 수립한다.
용수 수요가 많은 서낙동강 유역은 염분 유입 방지와 수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 하천·토양·지하수 염분을 관측해 관계기관, 전문가, 지역 주민에게 알리고, 피해 방지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저수문과 운하천 시설을 개선해 서낙동강 유역 염분 유입을 차단하고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시설 개선 이전에는 염분 피해를 막기 위해 상류 댐·보와 하굿둑을 연계 운영하는 비상방류 체계를 구축한다.
이 같은 예방책에도 염분 피해가 발생하면 양수기·급수차 등을 활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환경분쟁조정제도를 통한 피해구제도 검토된다.
아울러 서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표로 에코델타시티와 같은 중장기 도시계획, 서낙동강 수계 하천정비사업 등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낙동강 하구포럼'을 운영해 기수생태계 복원 방향, 하구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 농어민 상생·소득증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관계부처인 환경부, 해양수산부, 부산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하천-하구-연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한다.
우선 이달 중순부터 바닷물을 유입해 연말까지 자연 상태에 가깝게 기수역을 조성하고, 하굿둑 상·하류 영향을 지속해서 관측할 방침이다.
이진애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장은 "이번 복원방안 의결로 낙동강 하구가 가진 소중한 자연성의 가치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농·공·생활용수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