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산업과 기술 융합 활발…아모레퍼시픽 '입욕제 추천 로봇'ㆍLG생활건강 '맞춤형 염모제' 선봬
인공지능(AI)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바람에 더해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홈뷰티'까지 주목받으면서 뷰티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뷰티 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집에서 개개인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뷰티 디바이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방면으로 뷰티 산업과 첨단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도 이른바 '장비빨'이 대세인 셈이다.
뷰티테크 기술의 핵심은 맞춤화, 개인화다. 공장에서 대량생산으로 찍어내기보다는 세분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개인 맞춤화된 뷰티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상용화를 꾀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피부 진단 및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신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T기술 가전 전시회인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 뷰티 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2020'에 처음 참가해 3D 프린팅 마스크팩으로 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타냈다.
올해 'CES 2022'에서도 '마인드링크드 배스봇',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 기술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마인드링크드 배스봇은 뇌파로 사람의 감정을 분석해 개인 무드에 알맞는 향과 색감을 골라 배스밤(입욕제)을 추천해주는 로봇 솔루션 기술이다. 고객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로봇이 1분 만에 맞춤형 배스밤을 만들어 낸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마인드링크드 기술이 반영되기 이전 배스봇을 지난해 팝업스토어 형태로 공개했다.
또 다른 수상작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은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솔루션을 얻을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조명 거울이 달린 기기에 개인 휴대전화 카메라를 올려놓으면 피부 표면 변화를 진단해 소형센서로 피부 속 수분과 탄력을 측정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플랫폼 내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피부 개선을 위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프로페셔널 헤어케어 전문기업 파루크 시스템즈(이하 파루크)와 손잡고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컬러마스터'를 개발하고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최적의 헤어 컬러를 그 자리에서 바로 제조해 제공하는 신개념 고객 맞춤형 염모 시스템으로, AI 가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염색 후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3만 개 이상의 다양한 색상군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2분 안에 빠르게 염색약도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10㎝ 이하 크기의 미니 타투 프린터 '프린틀리(Printly)' 기술 개발에 나섰다. 원하는 도안에 따라 비건 잉크로 자유롭게 타투를 프린트해주는 기계로 올해 4분기 북미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프라이머, 클렌저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장품과 연계 사용해 ‘프린틀리’의 활용 가능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뷰티 테크 열풍은 글로벌 뷰티기업도 마찬가지다. 로레알은 CES 2022에서 휴대가 간편한 가정용 염색 디바이스 ‘컬러소닉'과 헤어살롱용 AI 뷰티 디바이스 ‘컬러라이트'를 공개했다. '컬러소닉'은 원하는 컬러 카트리지를 디바이스에 넣고 머리를 빗기만 하면 전동 브러시가 알아서 염색약을 균일하게 분포해주는 스마트 기계다. '컬러라이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1500여 가지 헤어 색상을 추천해준다.
비싼 가격, 느린 상용화 등은 풀어야할 숙제다.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선보인 마인드링크드 배스봇,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 기술은 테스트 단계지만 연내 상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간한 '코스메틱 리포트2020' 보고서는 "소비자들에게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첨단 미용기기의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