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예산 올해 1조4000억 원 투입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농지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정부는 농지에 대한 상시 조사와 관리 기능을 전담하는 농지은행관리원을 출범시켜 농지를 활용한 불법행위를 근절하기로 했다.
농업인을 위한 농지 관리 사업인 농지은행 관련 예산은 올해 1조4000억 원으로 늘어나고, 청년농부터 은퇴농까지 생애주기별 관리 역할을 강화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식을 개최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농지은행관리원은 개정 '농지법' 및 '농어촌공사법'에 따라 농어촌공사에 신설한 조직이다. 농지의 취득·소유와 이용·전용 현황 등을 상시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는 등 농지관리 업무를 전담한다.
농지관리 업무를 전담할 조직 1처3부를 갖추고 전문인력 87명을 본사와 지역본부에 배치했다. 올해 예산은 48억 원이다.
농지종합관리기구인 농지은행관리원이 출범하면서 농어촌공사는 기존 농지은행 사업뿐 아니라, 농지 상시조사·관리 체계를 구축해 지자체 농지관리 업무를 지원한다.
◇농지 상시조사·관리체계 구축해 종합 정보 주기적으로 제공
먼저 토지대장, 농지원부(농지대장), 부동산등기부, 농지은행정보 등 각종 정책 데이터베이스(DB) 등을 연계해 농지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설치한다. 도출된 정보를 토대로 전국 농지를 체계적으로 상시조사·관리할 예정이다.
또 농지 관련 통계를 생산·축적해 농지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농지가 필요한 사람이 보다 쉽게 농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유용한 농지정보를 제공한다.
농지 취득과 소유 실태조사에도 나선다. 관외거주자, 농업법인, 상속농지, 시험·실습지 등의 취득·소유현황 및 경영형태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해 이를 토대로 주기적으로 관련 통계를 생산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와 공유한다.
가격·거래량 정보는 농업인, 국민에게 월별 또는 분기별로 정보를 공개하고, 농지 가격이나 거래량 급등지역 등 특이동향이 나타나면 지자체에 제공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지 전용 허가 없이도 농지에 설치할 수 있는 농막·축사·버섯재배사 등 농지 이용 시설 현황과 이 시설을 태양광 발전에 이용하는 실태도 파악하게 된다. 아울러 농지 전용 허가 현황 등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해 농지 전용 허가 심사기준 및 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농업진흥지역의 효율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농업진흥지역 영농여건 변화와 설치시설, 운영현황 등도 정기적으로 조사한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으로 기존 농지은행사업 뿐 아니라 농지를 상시 조사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농지가 필요한 농업인에게 보다 쉽게 농지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농업인들에게 보다 유용한 농지지원 및 정보를 제공해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지은행 예산 올해 1조4000억 원…"창업농에서 은퇴농까지 활용도 높여"
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사업 올해 예산은 1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 늘어난다. 특히 올해는 농업인의 생애주기별 농지은행사업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지은행사업은 1990년 농지규모화사업으로 시작돼 농어촌공사가 은퇴농·자경 곤란자·이농자로부터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차수탁을 받아 농지를 필요로 하는 창업농과 농업인에게 농지를 매도하거나 임대하는 농지종합관리제도다.
사업별로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에 올해 가장 많은 사업비인 8124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농지를 매입해 장기 임차를 지원하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과 농업인의 영농 규모 확대를 지원하는 농지규모화사업으로 구성돼있다.
실제 이 두 농지사업을 통해 약 19만ha의 농지를 농업인에게 지원해 청년 농업인의 농촌 유입을 촉진해왔다.
자연재해나 부채 등으로 경영 위기에 있는 농가를 위한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에는 3077억 원이 투입된다. 부채상환을 위해 농어촌공사에 매도한 농지를 농가가 최대 10년까지 장기 임대를 받은 후 환매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약 1만2000 농가가 이 사업을 통해 농업 경영유지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또 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을 지급받는 '농지연금사업'에는 2106억 원이 투입된다. 농지연금사업은 2011년 첫 도입된 이래 지난해까지 약 1만9000명이 가입, 월평균 95만 원의 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저소득 농업인과 장기영농인에게 월 지급금을 추가 지급하는 우대상품이 도입됐고, 가입연령이 60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가입자가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농지은행 지원을 통해, 청년농은 농촌에서 미래를 일구고 어르신들은 농촌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에 출범하는 농지은행관리원의 조기 정착을 통해 기존의 농지은행사업과 연계한 시너지를 창출해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지 고유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