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ㆍ노면 소음 겹겹이 막아선 흡ㆍ차음재
최적 엔진 회전수 찾아내는 엑스트로닉 CVT
LPG 1회 충전하면 550km 거뜬히 내달려
실측 결과 서울→부산→추풍령 570km 주행
완성차 제조사마다 효자 모델이 존재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QM6가 대표적이다.
QM6는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을 넘어 국내 중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린, ‘존재의 당위성’이 뚜렷한 차다.
예컨대 QM6 등장 이후 ‘SUV=디젤’이라는 오래된 등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가솔린은 물론 LPG 모델까지 도전장을 던졌고, 그 결과 역시 꽤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QM6는 2017년 가솔린 모델(GDe)을 처음 선보였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중형 가솔린 SUV 판매 1위도 달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조용하고 편안한 SUV의 아이코닉 모델로 자리 잡았다.
직렬 4기통 2.0 자연흡기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m를 낸다. 여기에 엑스트로닉 CVT를 맞물려 차분하고 정숙한 드라이빙 감각을 뽑아냈다.
이렇게 완성한 정숙성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고유의 무단변속기 ‘엑스트로닉 CVT’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CVT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엔진 회전수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차 속도와 관계없이 이상적인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는 변속기 단수별로 기어비가 고정돼 있다. 속도에 따라 엔진회전수를 바꿀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CVT는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회전수 영역을 적극적으로 붙잡고 이를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성능과 연비, 엔진 소음 등에서 한결 유리하다.
실제로 QM6 GDe는 시속 50㎞로 주행 때 엔진 회전수를 약 1300rpm으로 유지할 수 있다. 시속 100㎞ 항속 주행 때에도 회전수는 1800rpm에 머문다. 2000rpm 중반까지 솟구치며 굉음을 내는 여느 모델과 시작점부터 다르다는 뜻이다.
조용한 차 만들기가 경지에 다다른 르노삼성의 기술력도 이런 정숙성에 힘을 보탰다. 이른바 최적의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제어를 통해 노면 소음은 방음재로, 엔진 소음은 흡음재로 가로막았다. 여기에 실내를 휘감은 이중접합 유리가 풍절음을 막아낸다.
가솔린과 함께 LPG 모델도 정숙성의 대명사 QM6라는 명제에 힘을 보탠다.
LPG를 연료로 쓰는 QM6 LPe는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LPG 자동차다. SUV를 넘어서 전체 LPG 모델 가운데 최다 판매량이다.
도넛 모양의 LPG 탱크 역시 특징이다. 이전 LPG 모델이 가스통 모양의 봄베를 트렁크에 얹었던 것과 달리, QM6 LPe는 도넛 모양의 납작한 봄베를 지녔다. 예비 타이어 자리에 숨어 들어간 LPG 탱크 덕에 트렁크 공간을 오롯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나아가 도넛 탱크는 이른바 ‘플로팅’ 타입으로 설계했다. 탱크 자체가 하부 플로어와 접촉되지 않고 떠 있는 구조다. 내구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도넛 탱크 내부에 자리한 연료펌프 진동마저 막아낼 수 있다.
덕분에 QM6 LPe 역시 가솔린 GDe에 버금가는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
QM6 LPe는 LPG 액상분사 방식을 써 정교한 연료 분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m를 낸다. LPG 모델의 고질적 단점이었던 힘 부족을 극복한 엔진이기도 하다.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550km를 훌쩍 넘게 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충전을 자주 해야 한다’라는 속설도 함께 무너뜨렸다.
지난해 11월, 본지가 직접 나섰던 실측 연비 테스트 때도 그랬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요금소에서 출발, 부산 요금소를 거친 뒤 다시 부산-서울 구간의 중간 기점인 ‘추풍령 휴게소’까지 달렸다. 당시 1회 중전 주행거리는 570km에 달했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낮은 엔진회전수 위주로 사용한다고 출력 대응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르막길이나 다이내믹한 주행에는 엔진회전수를 올려 충분히 고출력을 끌어낸다”라며 “또한 CVT 특성상 자동변속기처럼 rpm 단차가 없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엑스트로닉 CVT는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로직을 활용, 이질감을 최대한 덜어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