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물가 더 오른다…사태 장기화시 국제유가 120달러 전망

입력 2022-02-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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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올해 물가 상승률 3.1%"…전망유가·곡물 가격 상승세

▲2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가 리터 당 22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주요국이 대(對)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선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전날 기준으로 직전일보다 4.99달러나 급등한 배럴당 98.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가격(배럴당 83.5달러) 대비 약 18% 급등한 수준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기준 배럴당 99.08달러로 전일 대비 2.24달러 올랐다.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가 알려지자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선 사태 장기화로 인해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12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5일 오후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리터)당 1812.87원으로 전날보다 2.33원 상승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전날보다 3.73원 오른 ℓ당 1749.93원을 기록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ℓ당 1807.0원으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같은 달 12일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며 9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21일엔 1800원대를 넘어섰다. 통상 국제 유가는 약 2~3주 뒤에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오름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 밀 가격이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식량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앞서 23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2012년 말 이후 9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 수출 시장의 29%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공급망 차질 등으로 지난달부터 이미 전반적인 식량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상승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134.1포인트(P) 대비 1.1% 상승한 135.7P를 기록했다. '아랍의 봄' 사태로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물가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높여 잡았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전망한 것은 2012년 4월(3.2%)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3개월 만의 물가 전망치 수정에 대해 “짧은 기간에 물가 상승 확산 정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났고,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수요측 요인이 확대된 점도 반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회복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커진 점도 고려해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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