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공포 휩싸인 우크라이나... SNS로 본 현지 상황

입력 2022-02-25 17:2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 있는 군기지의 레이더와 장비들이 러시아군 폭격에 파괴된 채 불타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사이렌이 온 동네에 울리고 있다. 점점 전쟁이 내 개인적인 일이 돼간다. 오늘 하루는 친구와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할 것이다. 그리고 군에 입대할 것이다. 내가 만약 다시 글을 쓴다면, 영웅이 돼 있거나 겁쟁이가 돼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해당 글은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서 우크라이나 청년이라고 밝힌 유저가 올린 글을 갈무리한 것이다. 현재 해당 글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진입하는 등 군사 작전에 들어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는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이 영상과 사진을 게시하거나 혹은 안타까운 사연들을 전하는 등 현장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albatrossculture 인스타그램 캡처)

#1. 딸과 이별하는 아버지 모습에 전 세계 누리꾼들 ‘눈물'

24일(현지시각) SNS상에서는 딸과 아내를 안전한 지역으로 보내고 전선에 나서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 속 한 남성은 딸로 보이는 아이의 편지를 받고, 딸의 모자를 덧씌워주고 포옹을 하고 입을 맞추는 등 쉽사리 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내 감정이 복받친 듯 딸과 아내로 보이는 여성을 껴안은 채 오열한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애 아빠인데 차마 영상을 끝까지 못 봤다”, “전쟁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등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으로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표출하기도 했다.

▲(REALIST 트위터 캡처)

#2. 자전거 타던 중 날아온 폭격에 사망한 소년 등 민간인 피해 소식도 전해져

같은 날,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가던 한 소년이 폭격에 휘말려 쓰러지는 CC(폐쇄회로)TV 화면이 공유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자전거를 탄 소년이 폭격으로 인해 발생한 폭발에 휩싸이는 모습이 담겨있다.

추후 공개된 또 다른 제보 영상에는 이 소년이 사망한 듯 가림막으로 덮여있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트위터 캡처)
이외에도 러시아군 공습이나 폭격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들이 SNS상에서 속속들이 공유됐다. 한 영상에는 민가에 공습이 가해지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며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군사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은 “민간인은 무슨 죄냐”는 등 공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각) 조국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아틀란타FC)

#3. “전쟁 안 돼” 우크라이나 스포츠 스타들도 의견 표출

우크라이나 출신 스포츠 스타들의 SNS 글과 경기 중 세리머니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유도 동메달리스트 다리야 빌로디드는 24일 SNS를 통해 “오늘 새벽 키예프에서 폭발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며 “매우 무섭고 불안할 뿐”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난 조국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를 향해 포탄을 날리기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왜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짓밟는가. 전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축구 선수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푸틴이 가장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스토리 글을 올렸다.

진첸코는 전날에도 러시아 측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우크라이나 곳곳의 풍경 사진을 올리며 “내가 세계의 경기장에서 지키는 나라, 우리가 발전시키려는 나라, 국경이 침범되지 않고 유지돼야 하는 나라”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 리그 아탈란타FC에서 뛰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는 경기 중 골 세리머니로 전쟁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25일(현지시각)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경기에서 올림피아코스와 경기를 치른 말리노프스키는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NO WAR in UKRAINE(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글이 적힌 유니폼 속 티셔츠를 꺼내 보였다.

2골을 터트렸으나 침통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으며 메시지를 보이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4일 시작된 러시아군의 침공 첫날에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사상자 220여 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도 키예프와 100km가량 떨어진 체르노빌 원전도 점령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키예프로 진격해 수도를 장악할 준비가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