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팀 몽골 유닛장 다와후 간치맥 인터뷰
“자율출근제·수평적 문화 매력”
인재난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의 출구 전략 중 하나로 외국인 채용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을 주 고객으로 삼거나,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등 업계 전반에 글로벌화 움직임이 늘어나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이전보다 다양성을 띄고 있다.
몽골 국적인 다와후 간치맥 씨는 2018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플랫폼 하이메디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몽골 지역 고객의 비대면 진료와 통역, 몽골 환자의 국내 입국 시 컨시어지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사업팀 몽골 유닛장을 맡고 있다.
하이메디 입사 전 보수적인 한국 무역 회사에서 일했다는 그는 한국 스타트업 근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꼽았다. 몽골의 일반적인 회사와 비교해도 수평적인 편이라고. 현재 하이메디는 자율 출근제를 도입했고, 직급이 없이 직책만 두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자율 출근제인 것 같다. 덕분에 워킹맘으로서 일하기가 좋다. 또 (일반적인 한국 회사에서는) 승진이라든가 좋은 기회가 외국인에게는 잘 주어지지 않는 데 하이메디는 외국인도 환영하고 유연하다.”
현재 하이메디에는 몽골뿐 아니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간치맥 유닛장은 입사 후 먼 나라로만 느껴졌던 아랍계 직원들을 만나 서로 한국어로 소통하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출산 휴가를 가기 전, 직원들이 조그만 손편지를 써줬는데 이집트에서 온 개발자분이 몽골어로 '잘 다녀오고 순산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적어준 것이 기억난다. 번역기를 써서 직접 손으로 적어줬는데 놀라웠고 고마웠다.”
올해 3월 기준 하이메디의 외국인 직원 비율은 17% 정도다. 국내 출입국관리법상 내국인 대비 외국인 고용 비율이 20%를 넘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문을 두드리는 실리콘밸리의 외국인 비율이 45%에 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채용 제한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해 12월 김기만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스타트업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본 신생기업 생존의 영향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의 국제화 퍼지 점수는 0.117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간치맥 유닛장은 “비대면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가 잘 갖춰지면 더 다양한 외국인 인재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IT 업계에서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해외에서 원격 근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이메디에서도 카자흐스탄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이 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외국인들에게 “일단 문을 두드려라“라고 강조했다. “외국인만 구하는 공고만 보지 말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낸 공고도 봤으면 좋겠다. 나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생각해 지원서를 낸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