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이 막을 내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 출마선언 이래 끊임없이 언급돼온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이 전면에 등장하며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인의 장막’이 쳐질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발생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인수위를 거치지 않았다. 인수위가 10년 만에 꾸려지는 셈이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한시적 조직인 인수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명과 24명 이내 위원들로 구성되고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파견된다. 통상 당선 2~3주 이내 출범돼 50여일간 운영된다.
인수위의 핵심 기능은 내각 인사다. 당선인은 임기 시작 전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어서다. 대선 기간 동안 밝힌 조각(組閣)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윤 당선인의 경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부터 이준석 대표와 마찰을 빚었는데, 갈등의 ‘입’으로 나선 게 윤핵관과 ‘이핵관’(이준석 측 핵심관계자)이다. 두 차례의 큰 충돌과 극적 화해를 이루며 대선 승리까지 이뤘지만, 윤 당선인이 대권을 쥐어 주도하게 된 만큼 윤핵관이 득세할 공산이 크다.
윤핵관은 현역 의원으로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대표적이다. 권 의원은 지난달 28일 강릉 유세에서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며 윤핵관을 자처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맡진 않았지만 당내에서 공공연히 윤 당선인 측근 의원으로 인식된다. 두 의원은 또 대선 승리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킨 데도 공헌을 했다. 인수위 참여는 물론 입각도 점칠 수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인수위원장도 과거 사례를 보면 현역 의원을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장을 당시 3선 의원이던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맡았고, 문 대통령 때 인수위 역할을 맡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도 당시 4선 의원이던 김진표 의원이 맡은 바 있어서다.
권 의원은 4선, 장 의원도 3선으로 모두 중진이다. 과거 사례로 보면 인수위원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수위원장으로 현역 정치인이 아닌 원로를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장은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장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맡았다.
이 경우 한 때 윤 당선인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위원장 등판을 점쳐볼 수 있다. 대선 기간은 물론 본투표 당일까지 대언론 메시지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서다.
변수는 안 후보와 이 대표의 간섭이다. 윤핵관 득세와 김 전 위원장 등판 모두 이들에게는 정치적 입지와 개인적인 앙금을 감안했을 때 달갑지 않아서다. 안 후보는 단일화 때 합의한 대로 인수위 권한을 떼 달라는 요구를, 이 대표는 윤핵관 중용을 반대하고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