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며 정치신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핏대 세우며 외쳐온 ‘정권교체’가 드디어 현실이 된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쁨도 잠시, 집권과 동시에 펼쳐질 정국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70석이 넘는 야당과 싸우는 ‘여소야대’ 정국이 곧바로 시작된다. 현재 국회의원 295명 중 민주당 소속은 17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합치면 180석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국정 운영의 동력을 찾기 위해선 ‘국민 통합’과 다수 야당과의 ‘협치’가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 야당에 휘둘려 임기 시작부터 국정 운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은 편이다. 대선 막판까지 치열한 네거티브 공세로 진영 대치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운 여권의 일방독주를 막기는 쉽지 않다.
당장 내각 구성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다수 야당의 거센 견제가 예상된다. 과거 여소야대였던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김종필 총리가 국회 인준을 받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정치 초년생 윤 후보가 당선과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다.
아울러 윤 당선인의 공약 실천도 거대 야당 반대로 막힐 수 있다. 그동안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해 온 민주당 입장에선 대통령이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 보단 다수당인 야당의 입장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의 찬성 없이는 공약 이행을 위한 법안 발의부터 통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버겁다. 공약 중 상당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물론 대선에서 진 야당이 새정부에 무작정 반대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심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협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 여지는 있는 셈이다.
그렇더라도 이 많은 난관들을 극복하기엔 대선 기간 쌓인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 앙금 해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대선 직후 곧바로 6월 지방선거 국면으로 돌입하게 돼 통합보다는 또 다시 진영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로 치명타를 맞은 민생도 돌봐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제 안보 상황도 좋지 않다. 빠른 회복과 대전환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통찰·추진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장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머뭇 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