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0대 대선에서 패하면서 당 지도부 책임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총사퇴를 결의하는 등 대선 패배의 책임을 자인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및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8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패배에 따라 친이재명계는 패잔병이 되는 한편, 친문재인계 및 원로인 정세균계(SK) 등 여권 내 진영의 권력투쟁이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문 계열에서 ‘이대로(비대위 체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4월 조기 전당대회’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세가 아직 살아있을 때 친문이 이 바람을 이어받아 당권을 잡고 지방선거를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기 전당대회론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원내대표만 남기고 비대위를 구성할텐데 여기에서 친문과 친이 등이 비대위원장직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권주자의 경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입지를 갖게된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의 지원사격을 받았던 추미애 전 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달리, 이번 당대표는 당의 주인이 된다”며 “온전한 당권을 ‘크게’ 쥐게 되는 ‘큰 판’이라 여권 내 각 진영에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차기 당권주자 하마평으로는 우원식 의원, 홍영표 의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여권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총리등이 꼽히나, 이는 6월 지방선거까지 유효한 셈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펼쳐지는 빡빡한 정치일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앞서 여론조사상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기울면서, 당 안팎에선 눈 앞 대선보다 8월 전당대회에 더 관심을 쏟는 중진 의원들의 분위기가 감지돼 비판 여론을 낳기도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기 전당대회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민주당이 뒤죽박죽됐기 때문에, 당내 기강이 수습이 되지 않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루는 건 여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대위 체제로 비지방선거를 치루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