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ㆍ청년 의제 이어 '차별금지법 논의' 띄워
"논의 시작 20년, 文ㆍ李도 모두 필요성 말해"
"평등법 없는 한국, 차별은 불평등으로 이어져"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첫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차별금지법'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차별금지법 논의에 소극적인 민주당이 전면 쇄신을 통한 변화를 약속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권지웅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평등법 제정을 미루는 핑계가 아니라 설득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은 "차별금지법이라 불렸던 평등법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고 2007년 차별금지법으로 처음 발의됐다"며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이 흘렀고 국가의 소극적 대응 속에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등법이 없는 동안 우리는 군인 고(故) 변희수 하사를 잃었고 임차인들의 거주처인 기숙사와 임대주택이 행정에 의해 쉽게 거부되는 일을 자주 마주했다"며 "출신, 지역, 가족 형태, 성 정체성, 정치적 의견 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어려운 사회에서 우리는 수많은 차별을 방치했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고착화된 차별은 불평등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면서 "국민 10명 중 9명이 이 법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도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설득의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다수의 국민은 평등법 제정을 잘했다고 칭찬할 것"이라며 당내 의원들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논의에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차별금지법은 지난해 6월 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자동 회부됐다. 그러나 법사위는 법이 정한 90일의 기간 동안 심사를 미루더니 결국 21대 국회 임기만료일인 2024년 5월29일로 법안 심사를 한 차례 더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