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누적 762만9275명)으로 전날보다 3만8412명 늘었다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1244명이고, 사망자는 164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모두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고 누적 사망자도 1만1052명이다.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이 16∼22일 최고조에 이르고,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31만6000∼37만2000명 나올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유행의 정점을 아직 알기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섣부른 방역 완화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64.2%(2797개 중 1795개 사용)로 집계됐다. 확진자 폭증이 2~3주의 시차를 두고 중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는 추세이고 보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이미 위험수위다. 현재 재택치료자도 177만6141명에 이르지만,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의료현장의 혼란이 심각한 문제다. 전국 지정 병·의원은 검사를 받기 위해 몰려든 의심환자들로 북새통인데, 의료진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인력 부족으로 진료에 차질을 빚는 곳이 많다. 확진자에 대한 치료제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처방을 받아도 약국에서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확보했다는 팍스로이드 등 치료제가 어디에 풀려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오미크론의 정점만 기다리면서 사실상 방역을 포기한 상태로 보인다. 지금 한국의 확진자 발생 숫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정부는 치명률이 계절독감 수준으로 낮다면서 계속 거리두기 규제를 푸는 등 방역 완화에 집착한다. 중대본이 밝힌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이 0.14%이고, 최근 한 달 동안은 0.1% 이하다. 계절독감은 0.05∼0.1% 정도다. 그럼에도 코로나 치명률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고, 후유증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확진자가 정점을 지나 꺾이는 상황을 확인한 이후 방역을 풀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금 안정세를 보인다. 한국은 거꾸로 갔다.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3월 초 ‘사적모임 6인·오후 11시까지 영업’으로 완화했다. 자영업자 등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한 조치였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 급증과 의료체계 붕괴를 크게 우려했다.
정부는 20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두기 통제의 조정방안을 18일께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유행이 마지막일 것으로 확신하고, 방역 조치를 대거 완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자칫 정부의 무책임한 방역에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불안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