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확진 60만명대…의료 현장은 한계 상황

입력 2022-03-17 17:25수정 2022-03-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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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점 지나고 있다고 판단…코로나 일반환자 관리 강화ㆍ치료제 팍스로비드 공급 늘려야"…정부, 코로나 1급 감염병 해제는 시기상조

(연합뉴스)

국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서면서 의료현장에서는 밀려드는 환자들과 검사자들로 인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266명으로 일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총 누적 확진자는 825만592명에 달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일선 의료현장 "힘들고 어려운 상황" 토로

환자들의 1차 진료를 책임지는 동네병의원의 경우 최근 전문가 신속항원검사까지 추가되면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현호 대한내과의사회 의무이사는 “신속항원검사도 해야 하고 코로나 확진 일반관리군 비대면 진료도 해야한다. 또 기존 일반 환자 진료도 해야 해 일선 동네병의원들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원석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보면 (의료시스템이) 적절하게 작동되고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인구수 대비 코로나19 확진자 많아지면서 의료진 감염이 늘고 있고, 병원내로 감염이 유입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양병원들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은 “다른 곳에 비해 요양병원은 그야말로 대혼란이다. 지난 2년동안 잘 버텨왔지만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양병원은 인력 부족과 방역장비 등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 홍보위원장은 “최근 직원과 의료진 감염이 늘면서 인력이 부족하다. 위중증환자의 경우 전담병원으로 이송되지만, 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 경증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데 인원과 장비, 물자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의료시스템 붕괴는 아냐”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60만명이 넘어선 17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한 어르신이 부축을 받으며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자 급증으로 진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해지면서 의료시스템이 한계에 달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유행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더라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며 “쓸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다 해체해 놓은 마당이니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지금의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들께서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의료현장 관계자들은 현재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원석 교수는 “지금 발생한 환자들이 모두 적절하게 진료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확진자 규모라면 어느 나라 의료체계에서도 감당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현호 의무이사는 “한동안 확진자 수가 확 줄지는 않겠지만 지금 고점을 지나고 있는 것 아닌가 판단한다”며 “의료시스템 붕괴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노동훈 홍보위원장도 “요양병원들이 힘든 상황은 맞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진료하고 있다”면서 의료시스템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현재 방역강화는 무의미…격리중인 일반환자군 관리 강화 절실

일부에서 방역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의료현장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역 강화보다 현 상황 극복을 위해 집에서 격리중인 일반환자군 관리 강화, 부족한 치료제와 방역물품 의료기관 공급 확대 등 환자 관리에 보다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현재 확진자 현황으로 봤을 때 거리두기 정책 강화로 (확진자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이미 넘어갔다”면서 “지금은 최대한 환자 진료 기능을 유지하는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코로나 환자의 경우 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의무이사는 “개인적으로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경증 일반환자군에 대한 대면진료 의료기관 확대, 저녁 6시 이후 야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도 더 늘려야한다"고 밝혔다.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의견도 제시됐다. 조 의무이사는 “치료제 공급이 너무 부족하다. 코로나치료제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을 통해 투여될 수 있도록 보다 세부적인 처방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의 코로나19 1급 감염병 제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최 교수는 “장기적으로 그렇게 되겠지만 지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무이사도 “1급 감염병 제외는 너무 섣부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금이 정점일 수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으로 너무 공포감을 갖지 말고 개인 방역수칙 생활화와 백신접종으로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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