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측 "업계 최저 수수료" 안내…점주들 "사실상 요금 인상"으로 인식
유류비, 배달비 인상 부채질…배달비 공시제 실효성 논란, 소비자 관심 밖
최근 2년간 코로나19 상황 속에 천정부지로 솟은 배달비가 유류비 인상과 맞물리며 안정은커녕 더 오를 전망이다. 쿠팡이츠·배달의 민족 등 주요 배달앱이 최근 단건 배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며 요금을 현실화 한데다가, 업계의 만성적인 배달 기사 부족과 유류비 인상 등이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2일 단건 배달 ‘배민1’의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서울 경기권 일대에 차례대로 도입하기로 했다. 바뀐 요금제는 지난 2월 수수료 체계를 바꾼 쿠팡이츠처럼 기존 정액제에서 요금제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 방식이 특징이다. 요금제를 유형별로 나눠 입점 업주가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한 방식도 쿠팡이츠와 동일하다.
배민 측은 점주들에게 업계 최저 수수료라고 안내했지만, 점주들은 사실상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8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배달할 때, 과거 배민1 중개이용료는 1000원, 점주 부담 배달비 5000원이었다. 새로운 요금 체계 아래 기본형 중개이용료는 6.8%로 1224원이다. 배달비는 0~6000원 사이에서 점주가 부담할 금액을 설정한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바뀐 요금제 공지를 보자마자 쿠팡이츠에 이어 결국 배민1도 가격을 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요즘 식재료 가격도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배달비 부담이 커지다보니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민 1을 해지하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배민이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업계 1위 플랫폼인 만큼, 업주 입장에서 실제 해지를 하기는 쉽지 않다.
A 씨는 “소비자들이 주문할 때 배민1과 일반 배달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배민 앱이 단건 배달을 밀고 있어, 홍보 등을 생각하면 배민1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점주들이 바뀐 요금 체계에 따라 최소 배달 기준이나 고객 부담 배달비를 조정하면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날로 갈수록 높아지는 유류비도 배달비 인상에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시장 규모가 커져 배달 기사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높아지는 기름값에 배달 기사와 시장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배달비 공시제는 실효성 논란과 소비자의 부족한 관심 속에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소비자에게 상세한 가격 정보를 제공해 업체의 가격 경쟁을 유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부실한 조사로 업계의 반발만 불렀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단건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앱도 적자 출혈 경쟁을 하고 있고, 배달기사와 배달대행 업체 등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