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전문대교협 회장단, 인수위 방문해 대학 발전 건의문 설명
대학 등록금 인상이 차기 정부에서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추후 국정과제로 등록금 인상 등이 포함된 '등록금 자율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앞서 대학들은 정부가 추진한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으로 2009년부터 14년째 등록금 동결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29일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학 등록금이 14년 동안 동결돼 대학들이 힘든 것은 알지만 (등록금 인상 등은) 국민정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에서 이를 국정과제로 입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교육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대학 자율성 확대' 공약을 내걸면서 대학 등록금 인상 문도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대학들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등록금을 자율화하면 ’지금 이렇게 어려운데 또 (등록금을) 올리냐‘는 소리를 (국민에게) 듣지 않겠는가. 지금은 모든 단체의 입장과 건의를 여러 방면으로 듣고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 당선인이 내세운 대학 자율성 확대가 등록금 자율화와 직접 관계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앞서 28일 홍원화 차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경북대 총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 등은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고등교육 정책 건의 내용을 담은 '2022 대학 발전을 위한 건의'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총장들은 대학가의 숙원으로 꼽히는 등록금 동결 규제 완화, 대학을 위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해 요청했다. 대학의 등록금 부담 감소 노력에 따라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등 제도로 인해 지난 14년간 등록금이 사실상 동결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의 입장이다.
홍 대교협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 재정지원과 관련해 고등교육교부금법 등이 얘기됐는데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학 현장에서는 최소한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과 관련한 행정적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들이 나왔다. 특히 대학등록금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 건의했다”고 밝혔다.
등록금 자율화에 대해 일부 대학 현장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등록금 인상 등 자율화가 대학 재정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재정지원을 늘리는 것이 맞다”며 “대학 재원은 크게 등록금과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기부금 등 4가지로 나뉘는데,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오로지 '등록금 인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세계적으로 등록금 수준이 높고 국민 경제 사정이 나아진 것도 아닌 만큼 (인상을 추진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대학생 단체도 윤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대학 규제 완화를 통한 대학 자율성 확대에 따라 그동안 제한됐던 대학 등록금 인상 제한이 풀리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인상이라는 직접적인 피해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의문 내용은 이전에 대교협이 새 정부에 건의한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과 고등교육세 전환·신설 △대학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와 맞춤형 대학평가 △권역별 연구중심대학 육성 그리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소도시형 지역대학 상생혁신파크 조성과 한계대학 종합관리 방안' 등 총 4가지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