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없어도 글로벌 공급망 연결 가능?...캐나다 대안으로 부상

입력 2022-03-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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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캐나다, 기후환경 및 지리적 특성 유사
원유, 우라늄, 니켈, 칼륨 최대 생산국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핵심 밀 수출국이기도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 서스캐처원에 있는 세계 최대 비료생산업체 뉴트리엔 공장. 포트 서스캐처원/로이터연합뉴스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원자재 부국 러시아의 수출길이 막히면서다. 러시아와 무역이 어려워진 국가들이 또 다른 자원 부국, 캐나다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주 후, 브라질 농업부 장관은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료 주성분인 칼륨 확보를 위해서였다. 최대 농업국인 브라질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 칼륨 수요의 72%를 수입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러 제재가 강화되면서 교역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브라질은 러시아를 대신해 캐나다 문을 두드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브라질의 캐나다산 칼륨 수입은 36%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처럼 캐나다가 러시아의 대체국으로 뜨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해 터키와 알제리, 튀니지 등 여러 국가가 캐나다 농산물, 에너지, 식품,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다. 캐나다 곡물업체 AGT푸드의 무라드 알카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가 캐나다로 오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캐나다산 곡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들이 러시아를 대신해 캐나다로 고개를 돌리는 이유는 양국의 기후환경과 지리적 특성에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겹치는 생산 원자재가 많다. 두 국가 모두 원유, 우라늄, 니켈, 칼륨의 최대 생산국이다. 또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핵심 밀 수출국이기도 하다. 캐나다는 석유 매장량도 세계 4위에 달한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러 재제 여파로 글로벌 식량 공급 문제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함께 캐나다가 식량 자원 수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캐나다를 콕 집었다.

캐나다가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토론토증시에 상장된 239개 기업 주가를 종합한 S&P/TSX지수는 올 들어 3.5% 올랐다. 뉴욕증시 S&P500지수가 4.6%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캐나다 이외 다른 국가들을 향한 ‘러브콜’도 뜨겁다. 아르헨티나 최대 곡물 가공·수출 업체 대표인 구스타보 이디고라스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로부터 해바라기유 수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레바논 정부는 밀과 옥수수의 장기 거래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입국들은 브라질에서는 석유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백금을 각각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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