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트위터 활용 빈도 높고 운영 정책 비판하기도
경영 적극 개입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 갈려
지분 매입 소식에 트위터 주가 27% 폭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대주주가 됐다. 과거 트위터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며 자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던 그가 돌연 트위터 경영에 관여하려 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최근 트위터 지분 9.2%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트위터의 종전 최대주주는 뱅가드(8.97%)다. 이에 최대주주 자리는 머스크로 바뀌게 됐다.
서류에는 매입 목적이나 향후 계획 등이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 CEO는 그간 트위터를 자신의 발언대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물론 회사 정책을 지적하는 등 운영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비난하며 자체적인 소셜미디어 설립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트위터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일각에선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과거 그가 가상자산(가상화폐)과 관련해 트위터 전 CEO인 잭 도시와 뜻을 같이했던 만큼 현재 트위터 경영진을 부정하고 전임자에 대한 지지를 보내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 CEO와 함께 가상자산 옹호론자로 통했던 도시 전 CEO는 현재 트위터를 떠나 비트코인 채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지분 매입은 트위터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한 머스크의 전면적인 공격”이라며 “그가 트위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스크의 지분 취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권한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머스크 CEO가 SEC에 제출한 서류는 적극적인 주주 참여를 의미하는 ‘13D’ 양식이 아닌 소극적 활동 형태의 ‘13G’ 양식으로 작성됐다. 13D 양식으로 제출하려면 향후 경영 계획과 매입 자금 조달 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이에 머스크 CEO가 생각만큼 트위터 경영에 개입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모펀드 전문 로펌 슐츠로스앤드자벨의 엘리저 클레인 파트너 변호사는 “머스크가 행동주의 주주가 되려는 게 아니다. 그런 투자자가 되지 않고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의견과 주주로서 자신의 견해를 알아 달라는 식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델라웨어대 와인버그 기업지배구조센터의 찰스 엘슨 소장은 “제출된 양식이 13D든 13G든 상관없이 앞으로 머스크로부터 (트위터에 관한) 많은 얘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그는 목소리가 크고 관심을 끄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 CEO의 지분 매입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13% 폭등한 49.97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