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작가의 소설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6일 서점가에 따르면 2017년 출간된 ‘서른의 반격’은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한국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제주 4.3’을 다뤘다. 1988년 태어나 2017년 서른 살이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권위 의식과 위선, 착취 구도의 모순 속에서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의 반격을 그렸다.
일본 서점대상은 2004년에 제정됐다. 인터넷 서점을 포함해 오프라인에서 신간을 판매하는 일본 서점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시상 부문은 서점대상, 발굴 부문상, 번역소설 부문상, 논픽션 부문상 등 4개 부문이다.
손 작가가 수상한 번역소설 부문은 2012년부터 시상했다. 그는 2020년에도 소설 ‘아몬드’로 이 상을 받았다. 손 작가는 이번 수상으로 같은 상을 두 번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손 작가는 “‘서른의 반격’은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에 당시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분투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로 생각한다. 그런 이들에게 제 책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수상 소감 전문
수상 소감
두 번째 서점대상을 받게 되어 놀랍고 기쁩니다. 수상 소감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감사한 소식입니다. 영광스러운 마음의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이 밀려듭니다. 2년 전 '아몬드'가 서점대상을 받았을 때는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에 저 스스로도 먼 곳에서 저의 수상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몬드'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서른의 반격'은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었습니다. '서른의 반격'을 쓸 당시 저는 몹시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꿈을 향해 줄기차게 노력하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오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한 줄기 빛도 얻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점점 작아졌으며 제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졌고, 때로는 억울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일을, 그러니까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 그뿐이었고, 밀려드는 절망감을 몰아낼 수 있는 방법 또한 ‘계속하는 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언젠가 이 시기를 과거로 회상할 때가 온다면 이 순간을 잊지 않고 겸손하고 겸허하게 성숙한 어른의 모습으로 이 세계를 대해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에도 당시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분투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제 책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른의 반격'은 한국에서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이지만, 그때 코로나가 번성하고 있었다면 이제 코로나 시대는 점차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같은 현상 안에도 늘 다름이 있고 희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삶의 다양한 면면을, 우리 곁의 소중한 가치를 조명하는 작가로 독자에게 다가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