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만 가구 대규모 공급 물꼬
노원 '장미 1차' 안전정밀진단
도봉 '한양 2·3·4차' 예안진 마쳐
강북지역 정비사업 급물살 전망
서울 강북지역 일대 주요 재건축 단지에 사업 순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정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시행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특히 강북 내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주공4단지는 지난달 말 도봉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통과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예비안전진단은 자치구에서 시행해 결과를 통보한다. 예비안전진단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
창동주공4단지는 1991년 11월 지어져 올해 31년 차를 맞은 단지다. 총 1710가구 규모 대단지로 전용면적 36~49㎡형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창동주공은 1·2·3·4·17·18·19단지 등 총 7개 단지, 1만 가구 규모다. 1988년 18·19단지를 시작으로 1991년까지 차례로 지어져 모두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겼다. 4단지를 제외한 다른 6개 단지는 모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4단지는 지난달 초 주민동의율 10%를 넘겨 도봉구청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창동 H공인 관계자는 “창동주공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1만 가구 이상 신축 대단지로 바뀌어 주변 집값 선도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창동역 조성과 서울아레나 등이 완성되면 강북 내 대표 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봉구와 맞닿은 노원구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지하철 7호선 인근 중계무지개 아파트는 지난달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중계무지개는 1991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올해 31년 차를 맞아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겼다. 총 2433가구 규모 대단지다. 바로 옆 중계그린은 지난해 10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 6일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 절차에 착수했다. 이 단지는 1990년 지어져 올해 32년 차에 접어든 단지다. 총 3481가구로 중계무지개보다 약 1000가구 더 많은 대형 단지다.
노원구에선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중계주공4단지와 공릉동 태릉우성은 지난달 말 첫 관문을 통과했다. 태릉우성은 지난해 7월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해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다시 넘었다. 이 밖에 하계동에선 최초로 하계장미가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렇듯 서울 강북지역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의 직접 수혜가 예상되면서 정비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낮추고 용적률을 최고 500%로 높이는 등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는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단계를 통과하면서 서울 전역으로 규제 완화와 빠른 사업 진행 기대감이 퍼지는 모양새다.
특히, 강북은 강남지역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거주뿐 아니라 투자 문의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재건축 기대감으로 아파트 호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기준 도봉구 창동주공4단지 전용 49㎡형 호가는 최고 8억 원이다. 같은 평형의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8월 기록한 7억2900만 원으로 호가 기준 약 7100만 원 더 비싸다.
노원구 중계무지개 전용 59㎡형 호가는 최고 8억5000만 원 수준이다. 같은 평형은 지난해 8월 8억 원에 거래됐다. 호가 기준으로 5000만 원 오른 셈이다. 중계그린 역시 전용 59㎡형 기준으로 직전 신고가보다 5000만 원 상승한 8억3000만 원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중계동 C공인 관계자는 “노원구에는 지은 지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많아 다음 정부에선 사실상 모든 단지가 재건축에 뛰어드는 상황도 가능하다”며 “지난달 대선 이후부터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많아 호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