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고, 백신 2차접종률이 86.7%(11일 0시 기준)에 달하면서 하루 백신 접종자가 200명 선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당국은 백신 2차접종 후 코로나19 돌파감염자에 대한 3차접종(부스터샷) 권고기준과 4차접종 대상 확대 검토에 돌입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돌파감염인데 굳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일부에서는 2차 접종 확진자의 3차접종 효과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의료전문가들은 확진 후 3차접종에 의학적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확진 이력이 있어도 3차접종을 권고할 필요성이 있는지 현재 기준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은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2차접종까지 적극 권고, 3차접종은 희망하는 경우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2차 접종 후 돌파감염자에 대한 접종 권고기준을 이번 주 내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3차접종은 희망자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후 3차접종을 적극 권장할지 등에 대해 의견수렴를 하면서 논의 중이다. 이번주 내에는 권고기준 등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전문가들은 과거처럼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는 없지만, 코로나19 확진 후 3자접종은 “의학적 근거는 있다”고 평가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1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백신 접종군이 일반 감염군이나 백신접종군에 비해 항체 형성이 더 잘 되고, 감염력을 낮춘다는 연구들이 있다”며 “확진 후 백신 3차접종을 의학적으로 충분히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학적으로 권고는 가능하나 3차접종을 강제할 필요는 없다. (접종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중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백신접종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고, 백신접종에 따른 이득이 많다면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은 감염병 예방효과보다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중증화와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3차접종 대상자는 현재 1000만 명이 넘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백신 2차접종 완료 인원 4451만4483명, 3차접종 완료자 3292만3050명으로 국내 백신 3차접종 대상자는 1159만1433명이다. 다만 보건당국은 2차접종 후 확진자와 돌파감염 후 3차접종자 수 파악은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은 4차접종 대상군 확대도 검토 중이다. 현재 4차접종 대상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정신건강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등으로, 3차접종 후 3개월(120일) 뒤부터 mRNA백신으로 맞는다. 해외에서는 4차접종 대상군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mRNA 백신 4차접종을 승인했고, 프랑스와 캐나다도 접종 대상 연령을 낮췄다. 보건당국은 감염예방 효과보다 고위험군의 중증화·사망예방에 초점을 맞춰, 미국·유럽 등 해외 4차접종 허용정보를 검토하면서 국내 전문가 자문 후 기준을 정할 방침이다.
김봉영 교수는 “4차접종 유효성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는 아직 많지 않다. 다만 미국 등 해외사례에서 볼 때 고령층에 대한 4차접종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김 교수는 확진 후 3차접종과 마찬가지로 권고만 할 뿐 접종여부는 대상자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러스 특성상 코로나19도 치명률은 낮아지고 감염률은 높아지는 형태로 토착화할 수 있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보다 중증화·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중철 교수는 “결국에는 어떻게 중증화와 치명률을 낮출 것인가이다. 돌파감염과 새 변이 확진자 증가는 중증환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3·4차 접종을 확대할 것이냐는 국가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백신 부작용이 있거나 기저질환으로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중증화와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추가적인 백신접종은 유효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