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여신 중 부동산 담보대출 가장 많아
장혜영 정의당 의원 "대출 규제 완화 안 될 일"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작년 말 2500조 원을 돌파했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566조4000억 원으로 1년 만에 283조 원(12.4%) 늘었다. 민간신용의 56.5%이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5%에 달하는 규모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이 취급한 부동산 관련 가계여신 및 기업여신,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합계를 뜻한다.
GDP 대비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의 규모는 2018년에 처음 100%를 넘어선 이후 불과 4년 새 23.5%포인트(p) 늘어났다.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의 규모가 더 빠르게 증가한 셈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년간 증가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무려 500조 원에 달한다. 2020년에도 10.4%(215.5조 원)가량 증가한 바 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절반(49.4%)가량은 가계여신으로 집계됐다. 가계여신 중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비중(55.2%)을 차지했다.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에서 가계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새 3.6%포인트 줄었다. 그 자리를 기업여신과 금융투자상품이 차지했다. 지난해 기업여신의 증가율은 17.2%, 금융투자상품의 증가율은 13.5%로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율보다 더 컸다.
기업여신은 대출금(52%)ㆍ사업자 보증(30.5%)ㆍPF대출(17.4%), 금융투자상품은 MBS(50.3%)ㆍ부동산펀드(21.4%)ㆍ리츠(24.7%)ㆍ회사채CP(3.6%)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차주가 채무불이행시 금융기관이 최종적으로 부담을 지는 익스포저의 규모는 1341조6000억 원으로 전체의 52% 수준이다. 은행이 55.9%, 비은행이 44.1%를 차지한다. 비은행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금융 기관 외에는 보증기관ㆍ금융투자기관 등이 리스크의 최종 부담 주체가 된다.
장혜영 의원은 "부동산 금융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실물 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큰 만큼, 최근 금리인상 상황 등을 감안하면 대출 규제 완화로 익스포저를 늘리기보다는 비은행 등을 중심으로 철저한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와 관련해서 "업권별, 상품별로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캐피탈이나 카드사 등 레버리지가 높은 업권 혹은 부동산PF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나 최근 리스크가 커진 해외부동산 펀드 상품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