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피의자, 3호선 삼송역 인근서 은신

입력 2022-04-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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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근처 유동인구 많은 지역…"조력자 있을 가능성 커"

▲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씨가 16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인치되면서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 씨는 검거 전까지 도심 속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택하고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씨와 조 씨가 검거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삼송역 근처에 있다. 삼송역은 주변에 상가 등이 밀집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수배자를 추적한 경험이 있는 경찰관들은 이 씨와 조 씨가 전략적으로 지하철역 주변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찰관은 "수배자들이 대부분 지하철역 주변에서 검거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에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음식 배달을 시킨다거나 먹거리를 확보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섬이나 시골로 가면 오히려 타지 사람이 왔다며 수상하게 여겨 신고될 가능성이 크다"며 "도피자들은 대부분 본인이 주변 지리 등을 잘 아는 지역에 은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검찰 조사가 예정된 지난해 12월 14일 도주한 뒤 곧장 이 오피스텔로 오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씨는 이날 경찰에 체포되면서 "지난해 12월 도주했을 때부터 이 오피스텔에 있었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와 조 씨는 오피스텔에 온 뒤에 외출도 했다. 이들은 이달 초 오피스텔 근처인 삼송역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이면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찍혔다. 검찰 공개수배로 자신들의 얼굴이 계속 보도되는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거리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체포 당시 비교적 야윈 상태에서 붙잡혀 그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체포 당시 이들은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 내부에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3∼4상자 쌓여 있었다. 내부는 집기류도 거의 없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은신처로 쓸 오피스텔을 구하는 과정 등에서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피의자 명의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오피스텔을 구하려면 누군가와 계약을 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을 내세워서 계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스스로 다이빙을 하게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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