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은행 9곳 투자의견 하향 조정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가입자 감소 여파에 주가가 35% 넘게 폭락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전일 대비 35.1% 하락한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이 39%까지 확대되는 장면도 있었다. 이로써 넷플릭스 주가는 2004년 10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게 됐다.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540억 달러(약 67조 원)가 증발했다.
넷플릭스는 전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10여년 만에 첫 감소세로 앞서 시장에서는 증가세를 전망했었다. 여기에 회사는 2분기에도 가입자 수가 2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성장 우려를 키웠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 원인으로 시장 경쟁 심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이동 제한 해제 등을 꼽았다. 여기에 1억 가구가 유료 가입 대신 계정 공유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회사는 성장세 회복을 위해 광고를 삽입한 저가 구독 모델 도입과 함께 계정 공유에 대한 단속 강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넷플릭스 쇼크'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웰스파고 등 월가 투자은행 등 최소 9개 업체는 이날 투자 의견을 잇달아 강등했다.
넷플릭스 주가 폭락은 다른 스트리밍업체에도 영향을 줬다. 이날 월트디즈니, 로쿠의 주가는 각각 5.6%, 6.2% 하락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6% 넘게 떨어졌고 패러마운트의 주가도 8.6%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도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팬데믹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팬데믹 종식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늘어나 콘텐츠 시청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다른 코로나19 수혜주도 경제 재개에 따른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