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휘청…공모형 펀드 상환액 90% 급감

입력 2022-04-24 15:38수정 2022-04-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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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스텝·추가 금리인상·우크라發 인플레이션
올들어 52개 펀드 상환 마쳐…작년 동기 대비 89.5% 급감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들어 국내 펀드 상환 규모가 전년 대비 급감했다. 미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 가능성에 따른 원유·원자재 폭등 속 복합적 인플레이션 현상 등이 언제 진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펀드 운용 역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부터 4월 22일까지 상환을 마친 공모형 국내 펀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497개) 대비 89.53% 감소한 52개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1~4월 기간 상환 규모는 153개, 이보다 앞선 2019년에도 261개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유독 상환이 쪼그라들었다.

상환이 완료된 상품의 종류는 ‘미래에셋TIGER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KIS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재간접형)’ 등 파생형이 32개로 전체 규모의 64%를 차지했다. 파생형펀드는 선물, 옵션 스왑 등 자산의 가격 변동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변동성이 높은 레버리지펀드, 인버스펀드 등이 효과적으로 상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KTB스마트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종류Ce’ 등 채권형은 12개로 24%를 차지했다.

펀드 운용에는 크게 만기상환과 조기상환이 있다. 만기 상환은 만기 기간을 채워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을, 조기상환은 만기일보다 투자금을 일찍 상환하는 경우를 뜻한다. 지난해 1~4월까지 500개 가까운 상품이 상환된 건 증시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보냈고 이들 종목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국내주식형 상품 등의 조기상환이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국내 펀드들 역시 수익률 성적은 좋지 않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초부터 22일까지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파생형) 종류 C-e’(143억 원)의 환매 규모는 126억 원으로 수익률은 -23.36%를 기록했다. ‘IBK 2.0배 레버리지인덱스 증권 투자신탁[주식-파생형] Class C-e’(292억 원) 역시 환매 규모가 218억 원이지만 수익률은 -19.89%를 기록했다.

일반 공모펀드의 상환 사례 감소는 전문운용사가 엄선한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펀드시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펀드 설정액 역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혼합형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3개월간 1조2016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체형 공모펀드 설정액도 9628억 원 줄었다.

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5월부터 양적긴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펀드플로우에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면, 과거보다 더욱 가파르게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섹터별 펀드플로우에서도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을 선반영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8월에 가까워질수록 특히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본국에서의 전쟁으로 파종도 못 했을 것이며 당연히 수확도 불가능한 상태고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수출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물가는 2분기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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