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벌여온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혜화경찰서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행동 때문에 조사받는 것은 최초”라며 “마음이 많이 무겁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박 대표 등 전장연 관계자들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지하철 승하차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전차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 혜화서와 남대문서에 고소장을 냈다.
그는 “(인수위가) 불법 집회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현장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했던 것에 따라서 작년 사건까지 모아 조사를 받게 되는 거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018년 60대 여성이 자폐증 아들을 살해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수 십년 간 장애인의 권리를 위반한 자부터 수사해야 한다”며 “장애인 가족이 동반자살을 하고 부모가 자식을 죽여야 하는 이 비극적인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는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든 국민의힘 출신이든 관계없이 지하철을 탔다”며 “이걸 정치적인 정파 문제로 가르지 말라”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권리 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여왔다. 전장연은 지난달 29일 인수위와 면담 후 다음 달 2일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인수위가 책임 있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지난 21일부터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이후 전장연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다음 달 2일 예정된 청문회에서 전장연의 입장과 관련해 질의가 있다면 답변하겠다”고 밝히자 내달 2일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