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판매 대수 감소, RV·친환경차 판매로 수익성 확대
전기차 판매 약 150% 증가… 2분기 판매 회복도 기대돼
기아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기업설명회(IR)을 열고 2022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8조3572억 원, 영업이익은 1조60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49.2% 늘어났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기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을 각각 전년 대비 9.7%, 17.0% 증가한 18조1830억 원, 1조2590억 원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음에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은 것이다.
올 1분기 기아의 글로벌 차량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0.6% 감소한 68만5739대로 주춤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6.5% 줄어든 12만1664대에 그쳤다. 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와 생산 최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일부 부품의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쏘렌토, 카니발 등 주요 차종 판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0.7% 늘어난 56만4075대를 판매해 비교적 선방했다. 해외 시장 역시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재고 부족 현상이 지속됐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전 차종에 걸친 강한 수요가 이어졌고, 러시아 권역 판매물량을 타 권역으로 돌리는 등 판매 차질을 최소화한 결과 북미·유럽·인도 등에서 높은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액은 판매 차종의 트림 및 사양 상향, RV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 상승, 환율 상승효과 등으로 전년보다 10.7% 늘어난 18조3572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RV 판매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한 61.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개선된 상품성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에 힘입어 차종별 목표 수익률을 상향하고 인센티브를 큰 폭으로 축소하는 등 ‘제값 받기’ 정책을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평균 판매가격 상승을 달성했다.
매출 원가율은 판매 감소와 재료비 상승 등의 부담 요인이 있었으나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비용 상승분이 희석돼 전년 대비 2.1% 줄어든 80.4%를 나타냈다.
이 결과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2%나 증가한 1조60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2.3% 상승한 8.8%를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를 확보하고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을 통해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 데다,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기아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관련한 실적도 분석했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1만43대로 전년 대비 75.2%라는 극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5.8%로 전년 대비 6.9% 확대됐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가 전체 판매 대수 감소를 일부 희석한 셈이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5만1025대(전년 대비 68.7% 증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만5868대(전년 대비 4.3% 증가) △전기차 4만3150대(전년 대비 148.9% 증가)를 판매했다.
한편 기아는 최근 중국 일부 도시의 재봉쇄, 국제 관계 불안정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 등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이후부터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부터는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과 개선해 생산을 최대화함으로써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전 세계적인 강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부품 공급선 다변화, 가용 재고 및 물류 효율성 극대화 등으로 대기 수요 해소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을 바탕으로 제품 및 트림 믹스를 지속적으로 상향해 수익성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EV6 등 주요 전기차에 대한 호평,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으로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관계자는 “전 차종과 전 지역에 걸쳐 기아 차량에 대한 강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차종별·지역별 유연한 생산조정을 통해 생산 차질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2분기에는 부품 수급이 개선되고 성수기 효과가 더해져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