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 언급 며칠 만에...몰도바 ‘친러’ 지역 정부 건물 폭발

입력 2022-04-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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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소행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러 중부군관구 부사령관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길 만들 수도”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티라스폴에 2021년 11월 한 소년이 옛 소련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을 지나고 있다. 티라스폴/AP뉴시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정부 건물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이날 폭발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를 다음 표적지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란스니스트리아 당국은 성명을 내고 수도 티라스폴에 위치한 정부 국가안보부 건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건물 폭발은 로켓추진수류탄(RPG)에 의한 것이라고 파악됐다.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건물 밖 도로에 RPG 발사기가 있었다. 누구의 소행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은 없었다.

소방 당국은 "건물 상단부에는 창문이 깨졌고 내부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고 상황을 전달하며 "조사단, 소방관, 구급차, 의료진과 응급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몰도바 중앙 정부는 이번 폭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몰도바 정부는 성명을 내고 "이 사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오늘 폭발의 목적은 사법 당국이 통제하지 않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의 안보 상황을 긴장시키는 구실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 드니스테르강 동쪽 지역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지역 50여만 명의 주민 중 약 30%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와 원래부터 다른 나라였다며 분리·독립을 선언했지만, 몰도바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내전으로 이어졌다. 전쟁은 러시아의 개입으로 곧 멈췄다. 다만 러시아는 몰도바와 협정에 따라 1992년부터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수천 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현재 몰도바는 물론 국제 사회 대부분도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폭발은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제2의 돈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부사령관 루스탐 민네카예프 준장은 지난 22일 러시아군의 목표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함으로써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갈 수 있는 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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