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출연을 타진했으나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임고문이 경기지사일 당시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김지호 씨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상임고문이 경기지사였을 때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 ‘유퀴즈’에 출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제작진과 미팅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프로그램 측에서) 전달받은 거절 사유는 ‘프로그램 진행자가 본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었다”며 “참모로서 이 상임고문의 출연이 욕심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프로그램 제작진이 난처해져선 안 되는 일이었고, 결국 콘텐츠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제작진의 권한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출연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송에 출연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정치인 출연에 대한 엄정한 원칙으로 이해했으나, 상대에 따라 고무줄처럼 움직이는 잣대를 보니 ‘줄서기’라는 다른 원칙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이 상임고문에게 엄격하게 지켜졌던 원칙이 왜 유독 윤 당선인 앞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윤 당선인의 출연을 두고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선인의 출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한 ‘선택적 정치 중립’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CJ ENM 측은 부디 관련 논란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 씨는 “줄서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희망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의 신뢰가 회복돼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어떠한 피해 없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퀴즈’ 측은 일부 언론에 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이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출연 요청 사실을 밝히며 갑론을박을 불러왔다.
탁 비서관은 지난 21일 “지난해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한 적 있다”며 “당시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 왔고,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