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호텔신라(신용등급 AA-)의 2년물은 700억 원 모집에 3100억 원이 몰렸다. 1500억 원 모집이었던 3년물은 5300억 원이 모였다. 예측보다 약 4배 금액이 모이자 호텔신라는 2년물은 1200억 원, 3년물은 20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높은 인기에 금리는 개별민평의 금리와 같거나(2년물) 5bp(1bp=0.01%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대한항공(BBB+) 역시 1000억 원을 모집하기로 했던 2년물과 3년물에 2~3배가량의 자금이 몰리면서 각각 1400억 원, 16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금리는 개별민평보다 30~43bp 낮다. 반면 같은 달 수요를 예측했던 세아제강과 GS리테일의 금리는 개별민평보다 1~40bp 높게 금리가 결정됐다.
이처럼 호텔과 항공 업종이 회사에 유리한 금리로 결정된 건 코로나19의 엔데믹화로 풀이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수칙을 해제했다. 2020년 10월 13일 이후 566일 만의 해제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관련 소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이 지난달 13~17일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83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1년 안에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관련 업종이 이번 분기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영업 환경은 거의 마무리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국내 호텔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또 증권가에서는 항공 업종이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액이 2조871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20%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1년 새 507.68% 늘어 6173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말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해소됨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는 드디어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수혜 기업에만 봄바람이 불면서 그렇지 않은 기업과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금리 인상 및 통화 긴축에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기관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1분기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00억 원, 기관투자자 경쟁률은 300%P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