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본부·불법대부업체·보험사기 병원 등 탈세자 89명 세무조사
#음식점 배달대행 업체인 A사는 코로나19로 배달이 늘어나자 배달료를 인상했다. 여기에 배달료를 현금으로 결제하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방법으로 매출을 누락했다. 카드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직접 결제를 하지 않고 대행사를 거치게 해 매출을 숨겼다.
#유사투자자문업체인 B사는 주식 호황 상황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고액의 연회비를 받는 유료회원방을 운영했다. 가입비는 최고 6000만 원에 달했고, 매출이 늘어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위장법인을 만들어 거짓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허위경비를 만들었다. 사주 일가는 법인명의로 슈퍼카 등 차량 20대를 굴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폭리를 취한 탈세자 89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시장질서 교란행위 탈세자 47명과 불법행위로 사익을 편취한 탈세자 42명이다.
시장질서를 교란시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탈세자는 배달대행 업체를 비롯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의료용품 제조업체, 건설자재업체 등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드라마 PPL 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로열티를 75% 인상하고, 수억 원의 독점계약 알선대가를 받았다. 로열티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했고, 로열티는 차명계좌로 받아 숨기고 슈퍼카 6대를 굴리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많아진 마스크업체와 진단키트 제조 업체 등은 유령법인을 만들어 거짓세금계산서를 통해 소득을 탈루했다. 건설자재업체는 납품가격과 공급물량을 사전에 담합하고, 거래 중간에 자녀의 회사를 끼워넣어 수십억 원의 법인 자금을 유출했다. 또 비사업자와 미등록 건축업자와 거래로 세금계산서를 누락해 소득을 감췄다.
불법행위로 이익을 남기고 탈세한 42명은 대부업자와 보험사기 병원, 유사투자자문업체 등이다.
대부업자 C는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대납하게 하는 방법으로 일명 '카드깡'을 했고,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을 치료목적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받아낸 병원은 200억 원 규모의 수입을 올렸지만 부가세를 한 푼도 내지 않다가 적발됐다.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서민들을 상대로 한 민생침해 탈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조사를 시작한다"며 "고의적 세금포탈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발조치 하는 등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