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행태, 팬데믹 이전으로 복귀…기업 희비, 극명하게 엇갈려

입력 2022-05-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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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체육관·공항, 사람들로 붐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넷플릭스·펠로톤 등 ‘집콕 특수’ 기업들은 생존 고민할 처지

▲사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 애니멀 킹덤 테마파크가 관람객들로 빼곡히 차 있다. AP뉴시스
2020년 초 많은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소비행태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고 한동안 이 말이 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 미국인 대부분이 팬데믹 이전 소비행태로 돌아가 기업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면서 콘서트장은 붐비고 사람들은 체육관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낯선 사람 옆에서 운동한다.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을 때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정부 구제에 의존해야 했던 항공사와 식당, 어린이집 등은 이제 수요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다.

세계 최대 공연업체 라이브네이션은 2월 콘서트 티켓 판매액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5% 급증했다고 밝혔다. 2월 기준 올해 계획된 콘서트 횟수는 2019년보다 30% 많다.

헬스 체인 플래닛피트니스 회원 수는 1월에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미국 내 헬스장의 약 25%가 문을 닫았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 수는 하루 평균 200만 명을 넘어 약 240만 명이었던 2019년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과거에도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9·11 테러 등 초대형 사건이 일어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일상에 복귀했다. 그러나 파괴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렇게 광범위하고 빠르게 소비행태가 다시 이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리서치 업체 IRI에 따르면 이제 많은 미국인이 외출하면서 탈취제나 치아 미백제, 화장품과 면도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바와 레스토랑도 붐빈다. 반면 식료품점의 수제 맥주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 병원 예약서비스 업체 ‘작닥(Zocdoc)’은 2020년 5월 예약의 약 30%가 원격 의료였지만, 올해 3월에는 그 비율이 9%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동 제한 특수를 노렸던 기업들은 이제 회사 존망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행태가 영원히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업들의 기대가 확실하게 빗나갔다고 WSJ는 꼬집었다.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광고를 붙이는 사업모델까지 검토하고 있다. 홈트레이닝 업체로 고가의 실내 자전거를 판매했던 펠로톤은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수요 감소 대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펠로톤을 아예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업체 트윌리오와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Zoom) 등 재택근무 관련 기업들을 테마로 하는 ‘디렉시온 재택근무’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8주 동안 약 5% 하락했지만, 항공사 관련 ETF인 유에스글로벌제트는 약 20%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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