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금속·폐어망 재활용…IT 업계 친환경 경쟁

입력 2022-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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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버려진 폐어망 (제공=삼성전자)
글로벌 정보기술(IT)ㆍ가전 기업들의 친환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폐자원 재활용부터 금속 재사용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은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중기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폐어망 재활용, 탄소배출 25% 절감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제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제거한다.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 제로(zero)화와 전 세계 MX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갤럭시S22 시리즈(스마트폰), 갤럭시탭S8 시리즈(태블릿PC), 갤럭시북2 프로 시리즈(노트북PC)에 이른바 '유령 그물'(Ghost nets)로 불리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는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 대비 약 25%의 이산화탄소(CO₂)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에 사용하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공급하는 한화컴파운드가 글로벌 안전인증기관인 UL에 의뢰한 전과정평가(LCA) 결과에 일반 플라스틱(MS-51)을 1톤 생산할 때 4.4톤의 탄소가 발생하는데 비해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OM-52)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3.3톤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갤럭시S22 시리즈의 키 브래킷(key bracket)과 갤럭시S22 울트라의 S펜 커버 내부, 갤럭시북2 프로 시리즈의 터치패드 홀더와 브래킷 내부 등에 사용한다. 앞으로 모바일 제품 전 라인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제조사 구분 없이 모든 휴대폰, 충전기, 배터리를 수거해 파쇄와 제련 공정을 거쳐 금, 은, 구리 등 주요 자원으로 회수·재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원순환 노력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이 캠페인을 진행해왔으며 2021년까지 약 5만6000대의 폐휴대폰을 수거했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 8K를 비롯한 2022년 TV 신제품 11개 모델에 대해 영국 카본 트러스트가 수여하는 '탄소 발자국-탄소저감인증'도 획득했다. 제품의 생산·유통·사용·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는 점을 공인받았다.

삼성전자는 제품 포장재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를 통해 잉크 사용을 90% 감축하고 스테이플러를 사용하지 않는 등의 개선을 이뤄냈으며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을 2022년형 TV 전 모델에 확대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 전년 대비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 재활용 플라스틱 늘리고 제품 무게 줄여

▲LG전자 올레드 TV (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을 맺고 TV, 모니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의 일부 모델에 내장부품 원료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 외관 부품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22년형 LG 올레드 에보에 복합섬유구조 신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대폭 줄였다. 65형 신제품(65C2)은 일반 스탠드 설치를 기준으로 같은 크기의 작년 모델(65C1) 대비 45% 가벼워 배송과 설치가 간편하다.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제품 유통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였다. 제품 운송용 컨테이너(40피트 기준)에 65형 신제품을 싣는 경우 한 번에 150대가량을 운반할 수 있는데, 지난해 제품을 운반하는 경우와 비교해 컨테이너의 중량을 2.4톤가량 줄였다.

LG전자는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과 함께 다음 달 30일까지 ‘청소기 폐배터리 수거 및 재활용 공동 캠페인’을 진행한다.

LG전자는 제조사와 무관하게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전국의 LG전자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거한다. LG전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희유금속들을 추출해 재활용한다. LG전자에 따르면 LG 코드제로 A9 무선청소기의 경우 배터리 1개에 니켈(31.91g), 코발트(4.21g), 리튬(6.06g), 망간(2.04g)의 희유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

애플, 로봇 기술 활용해 자원 재활용

▲애플 ‘데이지’는 연간 120만 개의 전화기를 분해할 수 있다. (제공=애플코리아)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증된 재활용 금을 도입했다. 재활용 텅스텐, 희토류 원소 및 코발트 사용도 두 배 이상 늘렸다. 제품에 사용된 소재 가운데 역대 최대인 약 20%를 재활용 소재로 활용했다.

애플은 기존 전자제품 재활용 기술로는 소재 회수가 불가능했던 방식을 개선하는 재활용 시스템 '타즈(Taz)'를 적용했다. 타즈는 새로운 파쇄 관련 기술을 이용해 오디오 모듈에서 자석을 분리하고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기기다.

애플은 특허받은 로봇인 '데이지'(Daisy)의 기능을 확장해 23개 종류의 아이폰을 분해하고 해당 특허 라이선스를 타사 및 연구진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데이지는 연간 120만 개의 아이폰을 분해할 수 있다. 다른 로봇인 ‘데이브’(Dave)는 ‘탑틱 엔진’(Taptic Engine)을 분해해 희토류 자석, 텅스텐 및 강철과 같은 자원 회수를 돕고 있다.

애플은 2025년까지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없애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에 민감한 IT 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며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성능과 기능, 가격에 더해 환경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형태가 선진화하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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