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혜택 ‘톡톡’
경제 지탱 관광산업 재개 기대감도 한몫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펀드가 동남아 국가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이 올해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증시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지난 3년간 동종 지수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MSCI아세안지수는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올해 2분기 MSCI 선진국지수를 2개 분기 연속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올해 10% 가까이 올라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경제 재개 기대감과 함께 풍부한 천연자원 등의 장점이 있는 동남아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혜택을 톡톡히 받을 수 있는 ‘안전지대’로 꼽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우 석유수출국이고, 인도네시아는 석탄, 팜유,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를 지탱했던 관광산업이 재개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더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해외 여행자들에게 격리 의무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싱가포르는 ‘위드 코로나’를 발 빠르게 채택하면서 이 지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급증했다. 인베스코의 데이비드 차오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동남아 국가들은 여행 제한을 거의 해제해 올해 여름 휴가 시즌 관광 및 소비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동남아 주식이 다른 아시아 지역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남아 국가 역시 연준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동남아 주식시장이 나름 선방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연준의 긴축 충격을 방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금리 정책에 민감한 금융 업종은 MSCI아세안지수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연준 금리 인상에 타격을 받은 높은 밸류에이션의 미국 주식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압박을 받는 유럽, 코로나19 봉쇄 정책 여파로 고전하는 중국에 비교하면 동남아 주식이 일종의 피난처로 두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