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공포탐욕지수, 극심한 공포 구간
타이거글로벌, 올 1분기 기술주 대거 처분
중국 기술주 시장에는 긍정적 평가
글로벌 금융시장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 전망에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나스닥 고래’였던 헤지펀드마저 기술주를 손절하면서 추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반면 중국 기술주가 지난 1년간의 ‘암흑기’를 마치고 반등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강보합으로 마감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39%, 1.20% 하락했다. S&P는 최근 고점 대비 16% 빠졌다. 나스닥은 올해 들어 25%나 폭락해 이미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연준발(發) 긴축과 경기침체 공포, 2분기 실적 부진 전망,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 각종 악재에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7가지 지표인 CNN의 ‘공포와 탐욕지수’는 지난주부터 ‘극단적 공포’ 구간에 위치해 있다.
‘이지머니’ 시대의 최대 수혜주였던 기술주가 폭락하자 큰손들도 ‘손절’에 나섰다. 기술주 투자펀드의 상징인 타이거글로벌은 올 1분기 보유 기술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미국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 범블,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업체 로빈후드의 지분을 80%가량 처분했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와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 주식도 일부 팔았다.
타이거글로벌은 기술주 폭락으로 총 보유 주식 가치가 지난해 말 460억 달러(약 59조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60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타이거글로벌의 기술주 손절은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기술주 하락세 여파는 스타트업 시장에도 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치인 950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들어 전분기 대비 26%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 스타트업 투자가 신중해지고 있다”며 “파티는 끝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 개빈 스티븐 골즈러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이사는 “이례적으로 양호한 고용시장과 유례없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연준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준이 이번 증시 하락장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기술주 시장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글로벌 투자사 JP모건체이스는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등 중국 대표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로 상향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현지 기술기업에 ‘투자불가’ 딱지를 붙인 지 두 달 만이다. JP모건은 중국 정부가 기술 부문 단속을 완화하기로 한 점을 꼽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1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