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동여도'와 목판본 '대동여지도' 비교하며 보세요"

입력 2022-05-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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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명품도시 한양 보물100선' 개최
용비어천가·백자호 포함 보물 15건, 유형문화재 25건 등 분야별로 전시

▲1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 프레스투어에서 대동여지도가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십리마다 길을 표시해 놓은 대동여지도는 조선시대 내비게이션이었죠. 조선 최고 지도학자인 김정호가 제작한 필사본 '동여도'와 목판본 '대동여지도'를 같은 자리에 전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만난 김양균 전시과장은 "동여도는 대동여지도의 선행지도로 붓으로 기록해 대동여지도보다 7000여 개의 지명이 더 수록돼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서울역사문화특별전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을 20일부터 8월 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박물관 소장품 중에서도 '대동여지도', '용비어천가', 청진동 출토 항아리와 같이 한양을 대표할 수 있는 보물 15건, 유형문화재 25건을 포함한 유물 100여 점을 엄선해 분야별로 총 망라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한양 사대부와 기술관, 장인들이 생산한 소장품이 지도·서화·고문서·전적·공예 5가지 분야로 나눴다.

지도 부문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목판본, 21첩)'와 ‘동여도(필사본, 23첩)'가 처음으로 함께 펼쳐 전시된다. 조선시대 지도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와 동여도는 모두 펼쳐 연결하면 크기가 가로 4m, 세로 7m에 달한다. 1 대 16 비율의 대축척 지도로 휴대하기 편하고 열람하기 쉽게 분첩절첩식으로 제작됐다.

김 전시과장은 "두 지도는 2000년 역사박물관에 들어왔지만 펼쳐놓았을 때 크기가 상당하고 파손 우려가 있어 그동안 동시에 전시된 적은 없었다"며 "필사본과 목판본 지도를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1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 프레스투어에서 흥선대원군 이하응 초상화가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서화 부문에서는 궁중 화원이 그린 흥선대원군 초상화와 문서를 담당하는 관직인 사자관(寫字官) 한호의 글씨가 담긴 ‘석봉한호해서첩’ 등이 전시된다. 사대부가 한양 명소를 그린 산수화, 한양 풍속과 놀이를 볼 수 있는 풍속화, 국가 행사나 사적 모임을 그린 기록화 등도 볼 수 있다.

고문서 부문에는 가장 오래된 한성부 입안과 가장 많은 문서가 연결된 15m 한성부 입안이 공개된다. 다양한 행정 문서가 생산된 한양에서 조선 초기 발급된 희귀한 임명 문서부터 재산·노비 등 분배를 기록한 ‘분재기’, 관아에 청원을 하며 냈던 ‘소지’ 등 일상 문서도 함께 전시된다.

전적에서는 세종 때 목판으로 제작된 '용비어천가'를 비롯해 경자자로 인쇄된 조선 최초 '자치통감강목'과 초주갑인자로 인쇄된 조선 최초 '자치통감' 등을 볼 수 있다.

▲1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 프레스투어에서 조선시대 백자호가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공예에서는 당대 최고 수준이었던 경공장 솜씨가 담긴 청진동 출토 백자 항아리와 대장경궤 등 목가구가 전시된다. 김 전시과장은 "2009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출토된 백자호는 가품 논란이 나올 수 없는 유물"이라며 "얼마 안되는 조선 전기 백자 입호 형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시대 시전 건물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그 당시 생활수준도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조선 왕실과 한양 양반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담아 전국 각지에서 생산됐던 명품들을 감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의 자산인 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자리가 될 것”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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